국내 ISP "망이용료 유튜버 전가는 플랫폼 갑질 행위"

유튜브 망이용료법 반대 여론몰이에 국내 ISP 전면 반박
구글 영업이익 110조이지만 망이용료 4000억도 못미쳐
"망이용료 유튜버에 전가되지 않을 것"
법 통과돼도 적용은 5개 사업자뿐

입력 : 2022-09-22 오후 6:18:4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 측이 유튜브가 주장하는 '구글이 망이용료를 부과하게 되면, 국내 유튜버에게 그 비용이 전가돼 크리에이터(유튜버)의 수익성이 감소할 것'에 대해 "구글이 영업이익 대비 미미한 수준인 망이용료를 유튜버에게 전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법안과 관련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유튜버를 앞세워 반대 여론몰이에 나선 것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22일 ISP 측은 "구글은 국내에서 망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부당한 초과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라며 "구글이 부담해야 할 망이용 대가 규모는 구글의 매출, 영업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유튜버에게 전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지난해 매출은 2576억3700만달러, 영업이익은 787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로 계산할 경우 매출은 362조원, 영업이익은 110조원에 달한다. 구글은 국내에서 마켓 수수료 매출로만 2011년부터 2021년 9월10일까지 국내에서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총 71억1970만달러(10조원)를 거뒀다. 반면 국내 인터넷전용회선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4913억원에 불과하다. 집계기간은 다르지만 구글의 수익 대비 구글이 무임승차하고 있는 망이용료 규모는 극히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컨설팅업체 EconOne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의 특수한 시장구조로 빅테크에게 보편분담 기금을 부담시킬 경우 이용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ISP 관계자는 "구글이 플랫폼 독점력을 이용해 유튜버에게 망이용료를 전가할 경우 강력한 플랫폼 독점 규제법 도입을 통해 규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부당한 초과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부과하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는 20일 공식 블로그에 '망이용료 법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유튜버들에게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유튜브 블로그)
 
유튜브가 내놓은 '국회의 의도와 달리 플랫폼 내 개인 창작자, 중소 CP 등 모두가 법의 테두리에 갇히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ISP 측은 "법안의 적용대상은 전체 기간통신사업자와 대통령이 정하는 대규모 CP"라면서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법률 적용이 예상되는 CP는 구글, 넷플릭스, 메타플랫폼, NAVER(035420), 카카오(035720) 5개 사업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5개 사업자 중에서 망이용료 지불을 거부하고 있는 2개 사업자만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도 봤다. 정상적으로 망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메타플랫폼은 법률 도입 이후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앞서 유튜브는 지난 20일 공식 블로그에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명의로 '망이용료에 대한 국회 토론회 내용을 공유드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을 통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이용료 법안)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는 경우 유튜브는 한국에서의 사업 운영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며, 망이용료 관련 법안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은 서명을 통해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구글이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소송 과정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것과 달리 공식적이고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발의한 넷플릭스 무임승차방지법을 포함해 망 사용료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돼 있다. 2020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이후 지난해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차례로 법안을 발의했고, 지난 4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도 법안을 내놨다. 법안들은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에 대해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2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주재로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이용료 부과 의무화 법제화에 대한 공청회도 열렸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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