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를 향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2인 1조 순찰 근무를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코로나 너머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너머서울)'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는 23일, 서울 지하철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간 순찰을 돌던 피해자가 계획적으로 피살당한 이 사건은 취약한 노동 환경이 만든 재앙"이라며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가 기존 스토킹 사건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조치를 취했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라고 말했다.
이들은 야간 순찰의 위험성을 근절하기 위해 2인1조의 근무조 편성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역무원에 사법권을 부여하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안은 보안관 제도 도입 이후 번번이 무산된 전례와 시장 직권에 해당하지 않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며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의 인력 이동과 신규 채용을 위한 예산 마련을 통해 전면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놓은 '여성 당직 감축' 대책이 오히려 차별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체는 "서울교통공사는 신당역 사건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여성 인력을 야간 순찰 시 배제하겠다고 공표했다"며 "여성 직원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 조치를 자연스레 자행하는 해묵은 처리방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젠더 폭력 범죄 피해자의 보호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찰의 선제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 부재와 법원의 영장 기각이 신당역 살인으로 이어졌다"며 "경찰은 피해자를 감시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중점적인 관찰 제도를 바탕으로 피해자 보호조치를 마련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스토킹 문제를 일반 사건이 아닌 강력 사건으로 간주해 영장을 심사하고 판결을 내려야한다"고 촉구했다.
너머서울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출구 앞에서 여성 역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제도적·인식적 개선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