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과기정통부 국감, 일반증인 없이 간다…"반쪽 국감 우려"

과기정통부·MBC 국감 일정 가까스로 협의
증인·참고인 놓고 여야 협의 난항
ICT업계는 늦어지는 국감에 안도감
과방위 "협의 진행해 종합감사에는 증인 세울 것"

입력 : 2022-09-27 오후 2:05:2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다음달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시작으로 2022년도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다만 일반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된다. 21대 국회 후반기 시작 이후 정쟁으로 다섯차례 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았던 탓에 여야 간 일반증인·참고인 채택 논의가 뒤늦게 진행됐고,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중 벌어진 '비속어 논란'을 처음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대해 여야 의견이 갈리면서 협의점을 찾지 못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여야가 빠른 시간 내에 협의해 차질없이 국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반쪽 국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방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계획서 채택 건을 가결했다. 지난 20일 여야 모두 출석한 전체회의에서 원만한 국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이후 국감 일정 협의에 나선 것이다. 
 
여야는 이견을 보였던 과기정통부와 MBC 국감 일정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과기정통부 국감을 10월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잡고 감사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 여야 첫 과방위 상견례 자리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등이 불참한 것을 놓고 혹독한 심사를 예고했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보복성 감사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합의 끝에 과기정통부 국감을 4일 오전 10시 세종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MBC에 대한 국감도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오후 7시로 잡은 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봐주기 감사라는 지적이 나오자 여야 간사 간 조율 끝에 14일 오전 10시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 (사진=뉴시스)
 
다만 이날 다룰 예정이었던 국감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추가 요구의 건은 여야 간사 간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채택이 불발됐다. 지난 20일 324명에 대한 기관증인은 가결됐지만, 일반증인과 참고인은 여야 간사 간 협의 후 추의 정하기로 한 바 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려면 국감 1주일 전인 이날까지 증인과 참고인이 채택돼야 했지만, 부결되면서 다음달 4일 예정된 과기정통부 국감은 일반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되게 됐다.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여당 간사와 협의가 있었고, 합의 가능한 증인에 대해 오늘 의결하기로 했지만 증인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명단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4일 과기정통부 국감에 증인을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간사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여야가 일반 증인에 대해 상당히 많은 사람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의견이 맞지 않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조속히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합의가 된 증인만이라도 통과시키면 좋은데 유감스럽다"면서 "여야 간사 간 합의가 되는 대로 전체회의를 열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협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일반증인과 참고인 명단 교환이 지난 26일 오후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등 논의 시간이 부족했던 측면도 있지만, MBC 보도를 두고 여야 갈등이 격화한 것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플랫폼 갑질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 유튜브, 넷플릭스, 애플코리아 관계자 등이 과방위 증인 목록에 올랐으며, 5G 중간요금제를 묻기 위한 이동통신3사 관계자들도 증인 목록에 포함됐다. 플랫폼 사업자들,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증인 목록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 이견이 없지만, 국민의힘이 증인으로 올린 전·현직 MBC 사장인 최승호 전 사장과 박성제 사장에 대해서는 대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MBC가 윤 대통령의 '예산을 날리면'이라는 발언을 바이든이라고 악의적으로 자막을 처리했고, 조작방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MBC가 한미 관계를 이간질 했다는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욕설 파문을 MBC 압박으로 물타기 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야가 국감 증인 채택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번 과방위 국감이 반쪽국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야 정쟁으로 국감 준비가 늦어지고 있고, 정책과 관련 기업으로 쏠려야할 관심이 분산되면서 일부 기업 관계자들은 집중 질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 마저 나오는 분위기다. ICT업계 관계자는 "예년대로라면 증인 출석 요구를 받고 출석할 사람을 조율하거나 내부적으로 이슈에 대해 준비했을텐데 아직 (국회로부터)전달받은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방위 관계자는 "합의 가능한 부분을 논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면서 "추후 협의를 통해 종합감사에서는 부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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