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가 이르면 이달 중 경기 북부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구체적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기 남·북부 의료서비스 불균형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김동연 경기지사 역시 후보시절 불균형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취임 석달만에 윤곽이 잡히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4일 "2020년에 북부에 공공병원을 짓는 게 어떤지 용역을 해서 최근 400베드짜리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는 타당성이 나왔다"면서 "그 명분으로 북부에 병원을 이전 혹은 새로 지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침 지사 공약도 같아 현재 추진하려는 단계다"라며 "공약정리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지만 10월 중 방침이 나올 것이라 본다"고 했다. 방침이 나오면 내년도 예산에 용역비를 담든지 시군의 의견을 물어보는 절차를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남부와 북부의 의료 인프라 불균형은 심각한 상태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22년 2분기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의료기관은 2만2186개이다. 이 중 남부에 1만6763개, 북부에 5423개로 북부에 위치한 의료기관은 고작 25%에 불과한 상태다.
게다가 상급종합병원 5곳은 전부 경기 남부지역에 몰려있고, 도내 종합병원 역시 67곳 중 19개 병원만이 북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인구수와 비교해도 경기북부 의료 인프라는 현저히 부족하다. 경기북부 인구는 약 360만 명으로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인구수 3위인 부산시(333만)와 비슷하지만, 부산시의 경우 의료기관은 약 7000여개로 경기북부 보다 2000여개 더 많다. 경기북부엔 없는 상급종합병원도 부산시는 3개가 자리 잡고 있다.
결국 의료 기관 부족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북부 지역의 주민들이다. 여전히 주민들은 생사를 다투는 급박한 순간에 치료할 병원이 없어 수십km씩 병원을 찾아 다니고 있다.
이에 도는 이미 2020년 북부 공공병원 신설 관련 용역을 진행해 북부 지역에 400베드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는 타당성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북부 지역 공공병원 신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세워지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 후보 시절 경기동·북부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해 북부와 동부지역 주민들에게 의료 편의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시 김 지사는 "코로나19라는 재난을 겪으며 공공의료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감염병 앞에 우리 공공의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다"며 "의료 인프라가 특히 부족한 경기 북부에 거점 공공의료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기도 전경. (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