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은 인근 냉천 범람을 피해 원인으로 꼽은 반면 이강덕 시장은 정비사업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4일 국정감사에서 포스코 포항 제철소 침수 피해와 관련해 최정우 회장과 이강덕 포항시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여야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 제철소 침수에 각각 포스코와 포항시 책임이 크다며 최 회장과 이 시장을 질타했다. 최 회장은 9월6일 냉천 범람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정비 사업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최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침수 원인을 묻자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폭우와 만조 시간이 겹쳤다"며 "냉천의 통수면적이 부족한 부분, 방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도한 것을 봤다"고 말했다.
침수 예방을 위해서는 피해 일주일 전부터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고, 피해 전날인 5일부터 창사 이래 처음 공장 가동을 멈추는 '특단의 대책'을 시행했다고도 했다.
이 시장은 냉천 정비 사업(고향의 강)에 따른 피해라는 지적에 동의하느냐는 문 의원 질의에 "기록적 폭우와 이상현상 외 만조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도 냉천 보강이 시설물 재배치에 치중됐고, 홍수 범람 지도에서 냉천이 제외됐을 때 이 시장이 환경부에 냉천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환경부가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답했다.
포항시는 냉천 범람 피해가 포스코 탓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은 이 시장에게 "6개 지천이 다 범람했고 그 중 하나가 냉천이면 냉천 범람 피해를 입은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포스코)은 책임이 있다는거냐"고 물었다.
이에 이 시장은 "그 부분은 제가 이야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포스코 책임론을 꺼내지 않겠다고 했다.
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오른쪽)과 이강덕 포항시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국감에서는 오늘날 냉천 구조 조성과 관리에 대한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느냐는 공방도 벌어졌다. 이 시장은 냉천 단면적이 치수공간 사업 이전보다 넓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의원이 이 시장에게 "정비 사업 후 냉천 단면적이 32%~44% 줄었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하자, 이 시장은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하천 관리의 총체적인 책임은 포항시에 있다"며 "포항 시내 거리에 수몰된 건물에 대한 책임은 건물주가 지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도 하천 하류가 좁아지는 구조와 저류지 부족 등을 들어 "이강덕 시장 본인 책임 아니냐"며 "포스코는 여태까지 세금 많이 낸 죄밖에 없다. 하천이 범람하는 게 기업인의 책임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시장은 "냉천을 주 원인으로만 잡는 것은 옳지 않다"며 통수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당은 냉천 유역 변경이 포스코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1970년대 냉천 유역 변경은 결국 포스코의 부지 확보를 위한 것 아니냐"며 "포항시나 경상북도에 냉천 범람 우려와 관련해 수방 보완 대책을 협의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없다"며 "냉천 유로 변경은 1970년대 초반에 있었는데 이후 50년 동안 냉천이 범람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냉천 범람과 관련한 특별한 대비는 없었다"고 했다.
여당은 최 회장이 태풍 피해 현장에 없었다며 질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8월31일부터 침수 피해를 입은 9월6일까지 최 회장과 김학동 부회장, 정탁 사장이 태풍 관련 회의를 주재하지 않은 점, 피해 전날인 9월5일 미술 전시회를 찾은 점 등을 거론했다.
최 회장은 피해 일주일 전부터 재난대책 본부를 가동했고 피해 대비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답변했다. 올해 9월6일 이전 포항 제철소 방문 횟수는 3회라고 밝혔다.
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최 회장은 철강 수급 정상화 시기를 12월로 보고 470여 고객사와 접촉해 철강 수급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급사에 대해서도 업체별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