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새로의 구미호 캐릭터 '새로구미'. (사진=롯데칠성음료)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식품업계가 자사를 대표하거나 제품의 캐릭터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 호감도 개선, 광고 모델 등 마케팅 수준을 넘어 협업 상품 제작 등 지적재산권(IP)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를 내놓으며 구미호 캐릭터인 새로구미를 선보였다. 새로구미는 처음처럼 새로의 제품명과 구미호의 합성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 유튜브를 통해 새로구미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사람의 간을 탐했던 구미호가 ‘처음처럼 새로’와 함께 간담췌 전문의 ‘새로구미’로 다시 태어난다는 내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향후 새로구미와 관련된 콘텐츠를 추가적으로 공개하는 한편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입혀 세계관도 구축할 방침이다.
hy도 자체 제작 캐릭터 야쿠를 선보였다. 야쿠는 야쿠르트 라이트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고유의 병 모양과 컬러를 사용했고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표정을 넣어 친근감을 살렸다. 앞서 hy는 가상 아이돌 하이 파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뚜기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 (왼쪽부터) 뚜기, 챠비, 마요. (사진=오뚜기)
오뚜기(007310)도 지난달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를 론칭했다. 옐로우즈는 심볼 마크인 웃는 얼굴의 어린이들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오뚜기 로고를 닮은 행복한 미식가 뚜기, 길잡이 강아지 마요, 대식가 병아리 챠비 등 세 캐릭터로 구성됐다. 특히 뚜기가 맛있는 음식 레시피를 만들어달라는 한 통의 편지를 받고 반려견 마요, 병아리 챠비와 옐로우즈 결사단을 만들어 새로운 레시피를 찾기 위한 긴 여정에 나선다는 세계관도 부여했다. 오뚜기는 옐로우즈를 소통 매개체로 삼아 브랜드·캐릭터 팬덤을 형성하고 향후 SNS 등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자체 캐릭터를 만들고 세계관을 부여하는 등 공을 들이는 까닭은 캐릭터를 활용해 브랜드 호감도 개선과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 광고모델, 굿즈 등 IP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신규 캐릭터를 선보인 롯데칠성음료, hy, 오뚜기는 굿즈 제작 계획을 밝히며 IP 사업으로 영역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 IP 사업으로 확대한 대표적인 기업은 하이트진로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진로이즈백 출시와 함께 진로의 상징인 두꺼비를 귀엽게 바꾼 캐릭터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진로의 지난 3년간 누적 판매량은 10억병을 넘어섰다. 여기에는 두꺼비 캐릭터의 역할이 주효했다. 두꺼비를 앞세워 일상생활 속에서 진로 브랜드를 체험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트렌드를 주도한 덕이라는 게 하이트진로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이종 업계와 협업한 두꺼비 캐릭터 상품은 80여종에 달한다. 두꺼비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는 젊은 2030세대와의 접점을 강화하면서 이들을 핵심 소비층으로 이끌었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두껍상회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18만명 이상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마스코트 수준에 머물던 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히고 세계관을 구축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팬덤 형성이 곧 소비자의 브랜드 호감도로 이어질 수 있고 또 캐릭터가 대박날 경우 다양한 협업 아이템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