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 편향·대학 불평등 심화…이주호 재등판 난항

이 후보자 '우편향 역사관' 청문회 쟁점될듯
장관 시절 경쟁·효율 중시…"교육 격차 심화 우려"

입력 : 2022-10-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의 교육부 수장 재등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교육부 수장을 맡기에는 그의 역사관과 그간 추진한 정책의 방향이 편향됐다는 지적이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이후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해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21일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 쟁점 중 하나는 이 후보자의 역사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 교육은 '남침', '자유민주주의' 등 용어를 두고 이념 갈등이 심한데, 이 가운데 이 후보자는 우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후보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2011년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민주주의' 표현을 '자유민주주의'로 변경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좌편향 교육을 바로잡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시 공약자료집에 이 후보자는 '주사파의 영향을 받은 전교조에 의해 좌편향 교육이 지속되고 있다', '임시정부는 대표성이 없는 임시기구'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데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역사관을 지적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살펴보면 역사교육에 있어서 다시 국정교과서를 부활하거나 검정교과서 통제를 통해 보수적 역사관을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을 임시정부 수립이 아닌 1948년 8월 15일로 보는 뉴라이트의 역사관이 반영됐던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와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장관 재직 시절 교육 격차를 심화시킨 장본인이라는 지적도 계속된다. 특히 이 후보자는 자율형사립고를 도입해 일반고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학업성취도 평가를 들여와 학생들을 줄 세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 대학 평가 지표를 '취업률' 등을 포함해 개편하면서 대학 간 경쟁을 부추기고 지방대 소멸을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취업률과 재학생 총원율은 서울·수도권에 유리한 지표"라며 "평가에 부합하지 않는 대학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서 지역 격차가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장관 시절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정책을 주로 추진했다 보니 교원단체들도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이 후보자가 이전의 사고를 버리고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보수 성향 교원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정성국 회장은 "교육부 장·차관 모두 현장 경험이 부족한 만큼, 자칫 잘못하면 현장과 괴리된 정책이 등장해 '만 5세 초등입학'의 대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며 "역대 정권이 경제 논리에만 치중해 되풀이해온 교육실패를 반복하지 말고, 교총과의 협의를 통해 학교현장에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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