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살펴 보면, 원자재 상승과 인건비 상승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원자재와 인건비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이 중, 원자재 가격 상승의 경우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라인, 혹은 구성요소 자체를 바꿔야 하는 큰 작업을 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인건비의 경우 자동화로 대표되는 경영 효율화를 통해 절약할 부분이 있다. 때문에 이 분야에 기업들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동화 공정을 진행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은 역시 로봇 분야가 될 것이다. 일상에서 종종 보이는 로봇에서부터, 첨단 장비를 다루는 공장의 기계팔 로봇들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로봇 관련 회사들은 지속해서 부각되고 기술력은 지속적으로 우상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다양한 분야들을 한번에 포괄할 수 있는, 범용성 좋은 회사는 고민해 본다면 로봇의 근본적인 시스템에 포함되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의 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는
에스피지(058610)라는 기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업은 로봇에 필요한 감속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기존 일본산 감속기가 활용되던 시장에서 고정일 로봇 감속기를 국내 최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국산 감속기 시대를 여는 데 일조 했다는 평을 듣는다.
감속기라는 부품은 회전운동을 하는 모터에 기어를 연결하여 속도를 늦추면서 힘을 전달하는 부품인데, 이 감속기의 정밀함이 로봇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 이런 특성으로 특히 스마트공장과 바이오, 의학 등 정교한 작업을 요하는 4차 산업에서 관련 기술 발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체 로봇 생산 원가 중 30%가량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섹터인 것도 로봇시장의 파이가 커질수록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현재는 일본의 하모닉 드라이브시스템즈 두 기업이 글로벌 7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범위를 국내로 한정한다면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는 당연히 에스피지가 될 것이다.
동사는 감속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생산능력(capa)을 증설, 연간 6000대에서 8000~1만대까지로 물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캐파 증설로 인한 매출액이 이번 연도 보다는 내년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이 들고 이런 매출 부분이 반영된다고 가정한다면 동사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공급망 이슈로 인해 산업용 기어드 모터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산업용 기어드 모터 매출이 아니라 고객에 맞춘 제품들은 일반 산업용 제품보다 더 높은 마진이 기대된다. 또한 한번 개발하면 장기공급이 가능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한번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된다면 내년 중에는 100억 전후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 좋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 중에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발 이슈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신설할 경우 로봇 및 자동화 설비가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에스피지가 더욱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IRA 법안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원가 상승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건 자동화 그리고 로봇이다. 미래 사회에 최고의 기대감을 가진 섹터는 로봇이고 그런 로봇들의 혜택을 받는 종목이 에스피지라고 전망한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이정호 주식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