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즈'에 나선 추경호, 고환율 물음엔 "환율 레벨 말하기 어려워"

미국 방문 추경호, 취임후 첫 한국경제설명회 진행
블랙스톤·브룩필드 등 20여곳 참석…2시간 진행
세계국채지수 가입 등 국내 자본시장 매력도 강화
환율 상승 우려에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 어필

입력 : 2022-10-12 오전 10:3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자리를 위해 미국 현지를 방문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을 통한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 강화를 어필하는 등 이른바 '코리아세일즈' 전략에 돌입했다.
 
특히 외환시장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자, 한국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대외건전성 견조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는 등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환율 상승을 우려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물음에는 "환율 레벨(수준)에 대해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외환당국·국민연금 통화스와프 체결 등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에 대한 노력을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 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에 대한 경제 진단·대응 방향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제설명회는 주요국의 강도 높은 통화긴축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을 점검하고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자리다. 즉,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유지가 주된 목적이다.
 
이날 자리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채(Michael Chae),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Brookfield)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빌 파웰(Bill Powel) 및 엑시옴 인베스터스(Axiom Investors)의 COO 에드워드 아지미(Ed Azimi) 등 고위급 인사 등이 참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 크레디 아그리콜, 블랙락, 칼라일, 라자드 등 뉴욕 월가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에서 주식·채권·대체투자 및 리서치를 담당하는 임원급 인사 20명도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재정건전성, 새정부 경제운용의 주안점, 가계부채, 대외건전성 안정 노력 등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이 다뤄졌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11일(워싱턴 D.C. 현지시간) 내년 경제전망을 0.2%포인트 낮춘 2.7%로 전망한 바 있다. 세계 경제의 약 3분의 1이 2분기 연속 역성장에 직면하는 등 리스크 장기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 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에 대한 경제 진단·대응 방향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 (사진=뉴시스)
 
이 자리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위기상황 시 한국의 재정여력이 충분하냐'는 질문과 관련해 "모든 위기는 과도한 빚에서 비롯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건전재정기조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내년 예산안은 GDP 대비 재정적자가 5% 대에서 2%대로 축소되도록 편성했으며, 재정준칙도 조속히 법제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취약층 지원 예산은 확대하고, 중산·서민층 세부담 및 기업 법인세 부담은 완화하는 등 민생·경기 어려움 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서는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핵심은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창의성과 열정"이라며 "정부는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R&D(연구개발) 등을 촉진할 수 있도록 범부처적 규제혁신 및 다각적 제도개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시대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에 있다"며 "정부는 그 길을 열어주기 위해 규제를 개혁하고 위험에 투자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들의 해외 유보금 환류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한편, 벤처 생태계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스톡옵션 비과세 한도 상향, 복수의결권 도입 등 정책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노력과 함께, 법 원칙에 따른 노동관행을 정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율은 1~2%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과거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 됐던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과도한 부채의 위험은 가계부채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가계부채 건전성 제고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건전성 안정 노력 외환시장과 관련해 "시장의 수급을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한다"며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원칙적 입장을 드러냈다.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속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 추 부총리는 "환율 레벨(수준)에 대해선 말하긴 어렵다"면서 원·달러 환율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국민연금 통화스왑, 정책금융기관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등의 진행 사항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해나기 위해 수출경쟁력 강화, 대중의존도 완화를 위한 수입선 다변화 노력 등 구조적 개선방안을 지속 강구해가는 동시에 외환시장 선진화, 외국인 국채투자에 대한 양도·이자소득세 면제 등 WGBI(세계국채지수) 가입 추진 등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우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한국경제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확고히 하되 제1의 교역대상국인 중국과도 상호존중·호혜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뉴욕 일정 이후 워싱턴 D.C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 등 참석할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 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에 대한 경제 진단·대응 방향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뉴욕(미국)=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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