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당근마켓인 포쉬마크(Poshmark) 인수로 글로벌 진출을 자화자찬하더니 뒤에서는 일부 임원이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겨서다. 주가의 급락을 “C2C(개인간거래) 커머스 전략에 대한 주주의 이해 부족”이라고 남(주주) 탓을 했지만 정작 자사의 임원을 설득한 데는 실패한 모양이다.
네이버의 주가는 그야말로 추풍낙엽이다. 한때 40만원을 웃돌던 네이버는 바닥이라고 믿었던 20만원선 마저 붕괴됐다. 특히 포쉬마크 인수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넣는다는 소식에 지하실까지 내려왔다. 고점에 물린 개미야말로 네이버 주가에 넋을 잃었다.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의 인수 가격은 약 2조3441억원. 글로벌로 나가기 위한 통 큰 베팅이다.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회원 수가 8000만명이다.
하지만 정작 인수에 대한 ‘타당성’과 ‘합리성’에 있어선 시장 설득에 실패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네이버를 ‘매도’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목표가는 겨우 17만원을 제시했다. 이 외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잇달아 목표가를 낮췄다. 가장 낮은 목표 가격은 25만원선이다.
이 모든 악재는 네이버 임원에게는 살짝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포쉬마크 안수 발표 전 네이버의 책임리더들이 주식을 빠르게 현금화시켰기 때문이다. 비등기 임원인 책임리더는 리더와 대표급 사이의 중간 관리자다.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보유 주식을 공개한다.
주가 하락을 바라만 보던 개인은 말 그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포쉬마크 인수에 대한 내부자 정보를 충분히 취득했을 것으로 보여지는 인물이 위험을 사전에 회피했기 때문이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악재를 회피하거나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다면 이는 철저한 불공정거래다. 특히나 대형 인수 보도 건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공개중요정보’에 해당한다.
네이버는 여전히 당당하다. 정부가 임원과 주요주주 등 내부자 주식 거래를 최소 한 달 전 사전 공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지도 않은 만큼 큰 틀의 법적 문제는 없어서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자사가 국내를 대표한 핀테크 기업이자 상장기업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인수에 대한 주가 급락을 ‘남 탓’이 아닌 설득하려는 최소한의 노력, 자사 임직원이 예민한 사안에 있어선 한 마음을 가지고 추진해야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신송희 증권부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