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의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내외 광폭 행보와 함께 2020년 대국민 선언 이행을 재차 강조하는 등 '뉴삼성'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만큼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회장 취임 시점으로는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다음달 19일 이병철 선대회장 35주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11월 1일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랫동안 삼성을 대표한 만큼 회장 취임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올라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12일에는 1년 9개월만에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 회의를 찾아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이자리에서 "지난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출범됐으며 외형상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이다. 삼성 변화를 함께 조율하고 준법 경영을 공증한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시점과 그룹 컨트롤 타워 부활에 대한 조언이 오고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 이행 재확인과 준법위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회장 취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등기임원에서 내려온 바 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이사회, 주주총회까지 거쳐야 하는 등기 임원 전환보다 삼성의 결집력을 높여 위기 탈출을 위한 변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업 제한'에서 풀린 시점도 오는 15일로 두 달이 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를 봤을 때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이건희 전 회장, 이병철 선대회장의 기일 전후로 해서 회장으로 취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경쟁 등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회장 승진을 통해 삼성이 이전에 가졌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줘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부장 직급으로 삼성전자에 입사, 2001년 상무보에 선임되고 2012년 부회장 승진한 뒤 10년째 현 직함이 유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장단 정기 인사가 있는 12월에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내년 3월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오르면서 회장 직함을 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