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검찰청이 서울중앙지검과 인천·부산·광주지검 전국 4대 검찰청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설치한다. 이를 통해 인터넷 마약유통과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 등에 관한 전국의 광역단위 합동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봉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우리 사회와 미래세대를 마약류 범죄로부터 보호함으로써 대한민국이 다시 마약청정국이 될 수 있도록 특단의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신봉수 대검찰청 반부패 강력부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마약류 범죄 확산에 따른 엄정 대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검은 관세청·국가정보원·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서울중앙·인천·부산·광주지검 등 전국 4대 검찰청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설치, 운영한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중앙지검은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을 담당한다. △인천지검은 인천공항과 항만 등을 단속하고 △부산지검은 부산공항과 항만, 영남권을 △광주지검은 목포와 군산 항만, 호남권 등을 수사한다.
수사팀별로 마약전담검사와 마약수사관 10~15명, 지방 세관 및 해양경찰청의 마약밀수 전문인력 3~4명, 식약처·지자체의 보건·의약 전문인력 3~4명, 방통위 마약류 사이트 차단·삭제 전담 4개팀 3명 등 총 70~80여명 규모로 구성된다.
이들 전국 4대 권역 청 내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대규모 마약류 밀수출·입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 △다크웹 등 인터넷 마약유통 등 중심으로 광역단위 합동수사를 전개한다.
검찰은 유관기관과 광역단위 합동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지역별 유통, 투약·소지사범 등에 관한 범죄정보를 경찰에 인계하고, 경찰 수사 사건에 대해선 마약 전담검사가 각종 영장 및 송치사건을 전담 처리할 예정이다. 이로써 광역·개별 지역을 아우르는 ‘밀수-유통-투약’ 수사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구성. (제공=대검찰청)
최근 마약류 범죄는 △다크웹, 보안메신저, 가상화폐를 이용한 비대면 온라인 거래 활성화 △저렴한 가격의 의료용 마약류의 유행 △해외 유입 마약류의 급증 등으로 연령·성별·지역·계층을 불문하고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적발된 누적 마약사범은 1만575명으로 전년 동기(9363명) 대비 12.9% 늘었다. 마약류 압수량도 2017년 154.6㎏ 수준에서 지난해 1295.7㎏으로 집계되며 불과 5년 만에 8배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미 ‘마약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는 평가다. UN은 인구 10만명 당 연간 마약사범 20명 이하인 국가를 ‘마약청정국’이라고 인정하는데 한국의 경우 인구 5000만명 기준으로 연간 마약사범이 1만명 이하여야 한다.
올해 국내 마약사범은 1만명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마약류 압수 현황 및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 적발 추이. (제공=대검찰청)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내 마약사범의 평균연령대가 급속도로 연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으로 손쉽게 마약류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10대 마약사범은 2011년 41명에서 지난해 450명으로 10년 새 11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펜타닐(헤로인 100배, 말기암환자 진통용, 치사량 2㎎ 불과) 등 의료용 마약류가 10~20대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검찰은 펜타닐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의료용 마약류 과다 처방하는 병원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마약류 중독자 치료·재활·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마약류 중독치료에 부족한 병상 확보 차원에서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과 적극 협업하는 등 마약 관련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이밖에 마약 유통조직이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추적·보전·몰수·추징 등으로 범죄수익을 박탈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