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애플이 지난 7일 한국에도 아이폰14 시리즈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폰14·아이폰14 플러스 일반 모델과 프로(프로·프로맥스) 라인으로 나뉘는데 통신업계에 따르면 프로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14일부터 16일까지 아이폰14 프로맥스(1TB·스페이스 블랙)를 사용해 봤다.
아이폰14 프로맥스를 써보니 프로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세 가지인 듯했다.
첫 번째로 프로 라인에만 탑재된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이다. 이 기능은 재생 중인 음원이나 알람 등을 화면 상단에서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는데 실제 사용해 보니 요리할 때 편하고 유용했다. 파스타 면을 삶기 위해 타이머를 켜고 동시에 음악을 재생했는데 알람 화면을 띄우지 않고도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초근접 촬영을 해도 초점이 나가지 않는 카메라 개선이 두드러진 부분이다. 프로와 프로맥스 카메라는 근접촬영이 15cm까지 가능하다. 사물에 닿을 듯 말 듯 정도의 거리까지 카메라를 가져다 대 촬영해도 초점이 나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프로·프로맥스 카메라에는 아이폰 최초로 4800만화소 렌즈가 탑재됐다.
(왼쪽)아이폰12 프로로 자두 꼭지를 근접촬영했을 때 초점이 나갔지만, 아이폰14 프로맥스로는 꼭지에 닿을 정도로 가깝게 촬영해도 포커스가 나가지 않고 선명하게 찍힌다. (사진=오세은 기자)
이번 아이폰14 프로 라인에 새롭게 적용된 또 한 가지의 기능은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Always On Display)다. AOD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화면이 꺼진 것에 가까운 켜있는 기능인데 애플에 따르면 LTPO(저온 폴리옥사이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저전력으로 구동 배터리 소모가 적다.
특히 아이폰14 프로 라인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A16바이오닉이 탑재됐는데 이 칩은 전작 대비 20%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 AOD나 다이내믹 아일랜드 등을 독립해서 처리하고 이때 중앙처리장치(CPU)는 건드리지 않는 구조여서 전력이 효율적으로 처리돼 배터리 소모가 적다.
그런데 AOD 필요성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을 쉴 새 없이 확인하는 것을 감안해 AOD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능이 없어도 잠금 했다가 아이폰을 들어올리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확실히 프로 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새 기능을 탑재해 일반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선 ‘바’ 타입에 새로운 기능 몇 가지가 줄 수 있는 신박함 보다는 폼팩터의 변화가 주는 점을 ‘혁신’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더군다나 아이폰12 시리즈에서 14시리즈까지 동일한 디자인의 바 타입 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기능들이 무르익은 폴더블폰 시장을 견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한편, 유럽이 2024년 이후부터는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의 충전단자 표준을 USB-C 타입으로 통일할 전망이어서 애플은 자사의 고유 충전 단자가 아닌 C 타입으로 아이폰16 시리즈부터는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폰14 프로맥스 1테라바이트 스페이스 블랙 구입 시 충전단자와 제품. (사진=오세은 기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