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환노위, 김문수 고발…여 퇴장 속 야 단독처리(종합)

김문수 발언 놓고 야 "국회 모독" 대 여 "신념의 자유"
고발건 표결에 여 "이게 말이 되느냐" 대 야 "감쌀 걸 감싸라"

입력 : 2022-10-17 오후 5:57:11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왼쪽) 국민의힘 간사가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대한 고발 여부를 두고 야당 의원들과 마찰을 빚은 뒤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7일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 등의 색깔론을 제기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국회 모욕죄·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야당은 "국회를 모독한 발언"이라며 고발에 적극 나선 반면 여당은 "신념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고발 안건 표결에 응하지 않고 퇴장했다.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등 고용노동부 산하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지난 12일 김문수 위원장의 발언 일부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언 이후 여야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간사 간 진전된 협의는 없었다"며 "그래서 위원장으로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건 상정을 시사했다. 
 
이에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전 위원장에게 "김 위원장 고발 건을 전체회의 안건으로 추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고, 전 위원장이 받아들였다. 이후 표결에서 찬성 10표, 기권 5표로 고발 건은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며 국감장을 떠났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게 말이 되느냐"며 전 위원장에게 따졌다. 이에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감쌀 것을 감싸야지"라며 임 의원을 비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민주당 소속인 전 위원장이 편파적으로 의사 진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이자 의원은 "이것은 다수당의 횡포로, 위원장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민주당이 물어서 김 위원장은 답변을 충실히 했을 뿐인데 어떻게 국회에서 양심·신념의 자유를 꺾으라는 것이냐"며 "이렇게 편파적으로 의사진행을 해도 되느냐. 법원에서 무죄가 나오면 위원장님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대했다. 김형동 의원도 "김 위원장이 12일 사과를 네 차례에 걸쳐 했다. 발언이 모욕죄에 해당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위증죄 역시 사실에 대한 거짓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억에 반하는 것일 때 성립하는 것인데 이 경우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충분히 국회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전용기 의원은 "민주당 의원으로서 수차례 모욕감을 느꼈다. 결국 사과가 번복됐고, 윤건영 의원에게는 씻을 수 없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국회·민주당 의원들을 모욕한 것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진성준 의원은 "12일 야당은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자 했다"며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하지만,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이날 오전에도 김 위원장 고발 건을 놓고 대치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 대한 명백한 모욕적인 발언으로, 사과했다지만 그 이후 사과 취지를 번복했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모욕 의사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했다. 노웅래 의원도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고 능멸하는 것으로 정쟁이라고 물타기하면 국회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국회에 나와 국회의원에게 '수령에게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매도하고 전직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하면 이게 나라인가"라고 따졌다.
 
반면 임이자 의원은 "김 위원장이 언제 국회를 모욕했느냐. 민주당 의원이 생각을 물으니 그에 대한 답을 한 것"이라며 "이것은 신념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다. 생각을 물어서 생각에 대한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주환 의원은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그 발언이 국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기 힘들다"며 "윤건영 의원에 대한 발언도 김 위원장이 정중하게 4번이나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12일 환노위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김일성주의자'라고 표현하고 윤건영 의원을 수령님께 충성하는 종북주의자로 매도한 과거 발언을 되풀이해 논란이 됐다. 이후 사과했지만, 다음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사과를 뒤집어 추가 논란이 이어졌다.
 
한편 환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SPL 평택 제빵공장 직원 사망사고 관련해 허영인 SPC 회장 등을 24일 국정감사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여야는 강동석 SPL 대표를 종합감사 때 증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