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제한 풀리는 케이블업계, '영토전쟁' 치열 전망

인수외 비용문제, MSO-인접 SO간 M&A 활발할듯
SK텔레콤, 취약한 유선망 보강..MSO 인수 가능성 높아

입력 : 2010-10-08 오후 12:32:28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케이블업계의 권역별 소유규제를 전면 해제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관련업계가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티브로드, CJ헬로비전, 씨앤앰, 현대HCN 등 주요 대형 사업자간 치열한 영토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에 따르면 방송법 시행령에 명시된 개별 케이블 사업자가 전국 권역 3분 1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을 내년부터 삭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개별 케이블사업자가 몇 개의 케이블 권역을 소유해도 상관없고, 다만 전체 케이블 가입자 1520만명 중 3분 1 이상, 즉 507만명만 넘지 않으면 됩니다.
 
권역 제한 조항이 사라지면 케이블 1위 사업자인 티브로드는 전국 1520만 케이블 가입자의 3분의 1 수준인 최대 507만명 가까이 권역 구분 없이 지역 케이블사업자를 인수해 가입자 모집이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이 때문에 상위 사업자간 치열한 영토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건데요.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상위 사업자간 인수 경쟁은 보기 힘들 전망입니다. 인수합병에 성공해도 케이블망을 다시 깔아야 하는 데 지역이 동떨어져 있으면 신호 전송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망을 임대해야 하는 등 상당한 별도 비용이 듭니다.
 
비용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권역 제한이 풀리더라 인접 개별 케이블사업자 인수전만 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하락 일로를 걷고 있던 개별 케이블사업자의 몸값 상승세는 당연하지만 과거처럼 가격이 치솟는 현상은 없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개별케이블 사업자와 달리 티브로드나 CJ헬로비전, 씨앤앰 등 상위사업자의 몸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유선네트워크가 취약한 SK텔레콤 때문인데요. SK텔레콤(017670)은 유선사업자 SK브로드밴드(033630)(를 인수했지만 망 부실 때문에 유무선 시너지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올 초에도 하성민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케이블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내부 반대가 심해 당분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취약한 유선네트워크를 보완해줄 전국 규모의 케이블 사업자가 매물로 나온다면 SK텔레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통신업체 중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유선네트워크를 앞세운 KT(030200)의 거센 도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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