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회사채 시장과 단기 금융시장 불안 확산에 따른 대책으로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통해 "현재의 시장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이처럼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중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용재원을 우선 활용해 내일부터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등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재개하겠다"며 "추가 펀드 자금요청(캐피탈 콜) 작업도 속도를 내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하도록 하고 필요 시 추가 조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CP 매입 프로그램의 매입 한도를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2배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자금 경색 위기가 우려되는 증권사에 대한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그는 "PF-ABCP 차환 어려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 한국증권금융이 우선 자체재원을 활용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실시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해 추가 지원규모도 최대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시장 불안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PF 적극 대응을 위해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매입 보증을 확약하고, 정상 차환 지원과 본PF 자금조달 애로 완화를 위해 주택도시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을 1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분양 방지를 위한 규제완화 PF시장 전반에 대한 구체적 지원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기관 등 시장참가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시장 동향과 애로사항을 즉시 파악해 대처하고, 시장 불안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 및 악성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가 열린 것은 강원도가 최근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CP)에 대한 지급보증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서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유동성 경색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회의에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로 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추 부총리 겸 장관. (사진=기재부)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