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국이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까지 자국 생산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선제적 대응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총괄 전략'이 주문되고 있다. 바이오와 관련해 부처별 정책이 나눠져 있는 등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부처 간 역할과 정책을 조정하는 등 미국의 바이오 지원 정책에 총력 하되, 동맹국의 협력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는 조언이다.
2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바이오기술 바이오제조 행정명령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 바이오 행정명령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총체적 대응과 부처 간 역할·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미국의 바이오 행정명령은 대통령실이 주도했고 '바이오경제 전반에서의 경쟁력 제고'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미국 내 바이오제품 연구개발·생산·구매에 대한 지원 정책과 동맹국, 파트너 협력 정책을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대통령실은 지난달 12일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미국에서 발명·개발된 바이오기술 기반 혁신 제품과 서비스가 미국 내에서만 생산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즉, 미국 중심으로 바이오 분야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내 CDMO 대표 기업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보고서에는 미국이 2030년 30조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바이오경제의 글로벌 패권과 공급망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런 행정명령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 정책을 통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혁신 바이오제품의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정명령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CDMO 분야에 국한되지 않으며 화학·에너지·식량·자원·국방 등 폭넓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27일 발표한 '미국 바이오기술 바이오제조 행정명령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총괄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특히 미국 바이오 행정명령 중 '미국에서 발명되고 개발된 바이오기술 기반 혁신 제품'에는 바이오의약품, 바이오플라스틱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 임상시험을 한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 시 미국 생산 조건이 포함되거나 미국 내 생산된 바이오제품의 구매 혜택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 행정명령으로 지원이 확대되는 바이오 연구개발·제조 분야에 동맹국·파트너로서 적극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산업연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부처별로 추진하는 바이오 관련 정책을 통합·연계한 총괄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정책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윤희 산업연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신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부처별로 추진되는 분절적 정책을 연계·조정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공급 정책은 연구·개발, 투자뿐만 아니라 사업화 촉진 정책과 연결돼야 하며 공공조달·규제를 포함한 시장환경 개선 등 수요 정책까지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