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8일 "당 중앙위원회가 불굴의 공격 정신으로 연포지구에 대규모 온실 농장을 훌륭히 일떠세운 인민군 해군, 공군 장병들에게 감사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감사문 전달모임은 지난 17일 진행됐다. 사진은 감사문을 전달하는 박정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전날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박 부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도를 넘는 군사적 대결 망동으로 하여 지금 조선반도에 엄중한 사태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부위원장이 언급한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는 발언은 핵무력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하며 '핵무력의 사명'을 언급한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이 벌려놓은 '비질런트 스톰' 연합공중훈련을 동원된 전투기 대수와 훈련 규모를 놓고 보나 지난 1990년대 초 이라크를 침략할 때 사용한 작전 대호인 '데저트 스톰(사막폭풍)'의 명칭을 본뜬 것을 놓고 보나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훈련"이라고 규정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착각하고 있다"며 "미국이 지난 세기말 힘없는 나라들을 무시로 폭격하고 주권국가의 운명을 마음대로 농락하던 식으로 조선반도에서도 놀아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며 치명적인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분별한 군사적 준동으로 조성된 조선반도의 현 불안정 상황을 엄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이것을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도 무력도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하며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자기의 안보 이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엄중한 사태의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무익무효의 전쟁연습 소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는 지난달 31일 F-35A와 F-35B 등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하는 '비질런트 스톰'에 돌입했다. 양국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소식과 함께 대북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