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근로자 사망'…검찰, 원청 경영자 첫 중재처벌법 적용

통영지청, '고성 추락사' 원청 책임 물어 삼강에스앤씨 대표 기소
마산지청도 '함안 중량물 낙하사고' 원청 한국제강 대표 구공판

입력 : 2022-11-03 오후 4:14:37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경남 고성과 함안의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하청근로자의 추락사 관련 검찰이 각 원청업체 대표이사들을 기소했다. 하청근로자 사망사건에서 원청 경영자들에게 책임을 물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첫 사례다.
 
3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부장 배철성)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고성 삼강에스앤씨 법인과 대표이사를, 창원지검 마산지청 형사1부(부장 김은하)도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함안 한국제강 법인과 대표이사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월 19일 삼강에스앤씨 조선소 선박 수리공사 현장에서 선박 안전난간 보수공사 작업을 하던 하도급 업체 소속 50대 근로자가 추락사 했다. 당시 해당 근로자는 작업용 가스 호스를 운반하던 중 추락 방호망과 안전대 부착 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10m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삼강에스앤씨 대표이사 등 범죄사실 요지. (제공=창원지검 통영지청)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는 원청인 삼강에스앤씨와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강에스앤씨 대표이사 측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인 지난 1월 27일 안전보건 담당 임원(CSO)를 선임한 뒤 수사 과정에서 CSO가 경영책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압수수색 등에서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삼강에스앤씨가 명목상 CSO를 뒀을 뿐,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확보에 관한 실질적·최종적 책임자라고 봤다.
 
이처럼 원청이 CSO를 선임했음에도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강에스앤씨 대표이사 외에 이 회사 조선소장(안전보건관리책임자), 사망 근로자 소속 하도급 업체와 현장소장(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한국제강 대표이사 등 범죄사실 요지. (제공=창원지검 마산지청)
 
한국제강에서는 지난 3월 16일 협력업체 소속 60대 근로자가 크레인에서 떨어진 무게 1.2t 방열판에 부딪혀 사망했다. 해당 협력업체는 한국제강 사업장에 8년째 상주해온 업체다.
 
창원지검 마산지청 형사1부도 원청인 한국제강과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협력업체 대표(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안전보건규칙상 중량물 취급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방열판을 인양하는 크레인에 노후화된 섬유 벨트를 사용한 과실(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로 섬유벨트가 끊어지면서 하청 근로자가 떨어진 방열판에 부딪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창원지검 마산지청 관계자는 “일시적 하도급 거래관계인 원·하청 회사에서 발생한 다른 사건들과 달리 원청 사업장에 8년째 상주하고 있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사망 관련 원청 대표이사를 기소하는 첫 번째 사례”라며 “그간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웠던 사내 상주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원청의 안전관리·감독이 충실히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검찰은 근로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하며,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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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