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Messe Frankfrut) 앞에 설치된 CPHI 입간판.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컨벤션 CPHI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선 총 60여곳이 참가했는데, 전통 제약사에 비해 바이오기업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PHI에 국내 기업 60여곳이 참가했다. 지난해 20여곳이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규모가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번 CPHI에 국내 기업이 대거 출동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의 공이 컸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는 올해 행사에서 31개 기업과 함께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Messe Frankfrut) 6관과 9관에 한국관 부스를 설치했다. 한국관을 통해 CPHI에 참가한 기업들은 해외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원료의약품 자급화, 완제의약품 수출 등을 논의했다. 당초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는 20여개 기업과 함께 CPHI에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신청이 몰려 참가 기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국관(9관) 한편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키면서 부스를 마련하지 못한 업체들에게 미팅 장소도 제공했다.
이 밖에 전통 제약사 중에는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별개로 따로 부스를 차린 곳도 있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Messe Frankfrut) 9관에 설치된 한국관 부스.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CPHI 참가 기업만 놓고 보면 전통 제약사 비중이 높았지만 가시적인 성적표에선 바이오기업이 앞섰다. 특히 부스 규모와 주목도 측면에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또는 위탁생산(CMO)에서 강점을 보이는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행사가 개최된 지난 2020년을 제외하면 2018년부터 매년 CPHI에 단독 부스를 설치했다. 올해 행사에선 전시장 메인 위치에 238㎡(약 72평) 규모의 대형 단독 부스를 꾸리고 글로벌 고객 수주에 나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 행사장 안에 설치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셀트리온(068270)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관 1층 위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잠재 파트너사를 물색했다. 그동안 셀트리온은 꾸준히 CPHI에 참가했지만 단독 부스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셀트리온은 해외 기업과 계약에 합의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과 같은 층에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바이오 USA에 참가한 데 이어 약 6개월 만에 또 한 차례 대형 행사에 나선 것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CDMO 신규 주자로 해외 기업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한편 새 사업 발굴 활동도 전개했다.
사흘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바이오기업의 비교우위는 국내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실제로 론자 등 CDMO 분야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기업의 부스에는 연일 인파가 몰렸다.
행사 기간 중 만난 해외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를 구분할 수 없지만 CPHI에서 저분자화합물(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같은 맥락으로 바이오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의 관계자 역시 "역사만 따지면 전통 제약사가 앞서지만 시장과 업계의 관심은 점차 바이오기업을 향하고 있다"면서 "CPHI 이후 체결되는 각종 계약 소식만 놓고 보더라도 전통 제약사보다 바이오기업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