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고물가와 수출 부진이 가중되면서 정부가 반년째 경기둔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이던 내수시장도 '핼러윈 참사' 여파로 각종 행사가 축소·취소되면서 이달 소비지표 악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기조, 러-우크라 전쟁 및 중국 봉쇄조치 영향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및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그린북에서 처음으로 '경기둔화 우려'를 언급한 뒤 이달까지 반년째 같은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판단은 수출둔화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보면 광공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비 각각 -1.8%, -0.3%를 기록하면서 전산업생산은 전월비 -0.6% 감소한 바 있다.
특히 10월 수출은 반도체·철강 등 주력품목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지난해 10월 26억5000만 달러에서 올해 10월 24억4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전년비 7.9% 감소한 것이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11월 1~10일까지 수출입 동향을 보면 해당 기간 동안 수출은 -2.8% 감소했다. 수입은 -6.7% 감소했다. 1~10일까지 무역수지는 20억50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0월 수출이 상당 기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당분간 플러스 전환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수출 자체가 우리나라 가장 주력 수출품목인데 그 부분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둔화, 특히나 미국발 주요국의 금리인상, 통화긴축 가속화 영향으로 전반적인 세계경기라든지 교역량 자체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경기둔화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공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시스)
9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1.8%를 기록했다. 내구재판매가 증가했지만 준내구재와 비내구재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10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 매출액 증가,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 등은 다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전월비 -2.4%, 보합을 보였다.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 대비 -2.6%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76, 전망 BSI는 3포인트 떨어진 76을 기록했다.
현재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9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소폭상승했다. 다만 향후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등의 인상으로 전월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물가상승률은 9월 5.6%, 10월 5.7%를 기록한 바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상승했다.
경기 후행적 성격을 보여주는 10월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67만7000명 증가했다.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취업자수 증가폭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실업률은 2.4%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핼러윈 참사 여파로 향후 소비 위축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와 관련해 "이번 이태원 사고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핼러윈 마케팅이 축소됐고, 11월 들어서도 빼빼로데이, 수능 마케팅 같은 경우도 전반적으로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같은 경우에도 지금 거리응원, 전반적인 또 국가 애도기간 동안 회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서 (소비에) 약간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공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산 수출입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