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김포·인천시 등 3자간 지하철 5호선 연장 추진에 대한 갈등관계가 일단락 났지만 김포·인천시 간 진통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강서구 및 경기 김포시와 함께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강서구에 있는 5호선 종점인 방화역을 김포까지 잇는 내용이다. 동시에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 업체 등의 이전도 추진한다.
서울시 발표에 맞춰 국토교통부도 같은 날 5호선 연장 구간에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며 김포시에 힘을 실었다. '한강2 콤팩트시티 개발'은 김포시 마산동·운양동·장기동·양촌읍 일원 731만㎡ 부지에 4만6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고 광역교통과 자족시설 등을 도입한 스마트 자족도시를 만드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번에 서울시와 김포시가 5호선 연장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천시와 사전 논의가 없어 '인천 패싱'이라는 논란이 일어났다. 원래 논의되던 계획은 방화에서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한강신도시로 이어지는 형태였지만, 검단신도시를 제외하고 김포 콤팩트시티에서 김포 한강신도시가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인천시는 정부·서울시·김포시의 이 같은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언뜻보면 서울과 김포 간의 현안으로 보이지만, 인천시 입장에서는 그동안 추진하고 있던 5호선 검단·강화 연장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5호선을 연장해 김포 GTX(장기역)과 김포골드라인을 연결하지만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연결도로 신설'로 교통망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인천시도 서울시·김포시 등과 5호선 연장 추진에 대해 논의해왔다. 검단신도시~김포한강신도시~강화까지 23.9㎞의 구간에 정거장 8곳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5호선 연장 방안에서 인천 검단신도시가 빠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토부는 "5호선 연장 세부노선안은 인천시·인천시 서구·경기도·김포시 등 관련 지자체와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후 정부의 관련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시는 "정부 발표 등과 관련해 인천시와는 사전 협의가 없어 유감"이라면서 "시 노선안이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서울시 등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발표와 관련해 인천시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이유는 그동안 인천시가 서울시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을 적극 반대해 왔던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당초 서울시는 5호선 연장 조건으로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을 인천시와 김포시에 요구했다. 수도권매립지를 가동하고 있던 인천시는 서울시의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수도권매립지를 가동하고 있는 인천은 2025년부터 서울·경기도의 폐기물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터라,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당초 목표로 했던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가 해결된 셈이다. 세부 노선 협의는 김포시와 인천시의 몫이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에서 인천시가 빠진 이유는 김포시가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을 받아들이면서 인천시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방안은 세부 노선을 확정이 아니며 추후 경기도·김포시·인천시가 별도로 협의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왼쪽부터)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 11일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5호선 방화역~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