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0세기 마지막 대법원장' 윤관 전 대법원장의 영결식이 법원장(法院葬)으로 치러진다. 장의위원장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맡는다.
대법원은 윤 전 원장의 장례를 법원장으로 한다고 15일 밝혔다. 김 처장을 장의위원장으로 하고 김덕주·김용철·양승태·이용훈·최종영 전 대법원장 김석수 전 국무총리 김용준·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을 고문으로 한 장의위원회를 구성해 법원장을 준비한다.
장의위원은 윤 전 대법원장 재임시절 대법관, 현직 대법관, 현직 고등법원장, 윤 전 대법원장 재임시절 법원행정처 간부,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으로 구성됐다. 집행위원장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위원은 법원행정처 실·국장이 맡는다.
영결식은 오는 16일 오전 8시 연세대학교 신촌 장례식장에서 거행되며 대법원을 경유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례는 전날부터 법원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오현씨와 아들 윤준(광주고법원장), 윤영신(조선일보 논설위원), 남동생 윤전(변호사)씨 등이 있다.
1935년 4월1일 전남 해남 출생 윤 전 원장은 광주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58년 제10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1962년부터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광주고법 부장판사·서울고법 부장판사·서울지법 북부지원장·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청주지법원장·전주지법원장 등을 거쳐 1986년 대법원 판사, 1988년 대법관, 1989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1993년 제12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했다. 초대와 2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 이후 36년만에 나온 호남출신 대법원장이었다.
윤 전 원장은 '21세기 사법부의 청사진'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 대법원장으로 평가받는다. 대법원장 취임 첫해부터 사법제도발전위원회(위원장 현승종 전 국무총리)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21세기 사법부 기틀을 마련했다. 영장실질심사제 도입·보석제도 활성화·증인심문 제도 개혁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법 출범·특허법원과 행정법원 신설 등 현재 사법부의 굵직굵직한 내외적 시스템이 윤 전 원장 임기 중 도입·완성됐다.
가장 평가를 받는 제도는 영장실질심사제도다. 그 전까지 법원은 피의자 심문 없이 검찰이 제출하는 수사기록만 보고 구속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윤 전 원장이 영장실질심사제를 도입하면서 피의자의 인권과 방어권이 크게 신장됐다.
대법원장 퇴임 후에는 법무법인 화백 고문변호사와 영산대 명예총장을 지냈고 2003년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로 위촉돼 2009년까지 활동했다.
대법원장 시절 집무실에서의 윤관 전 대법원장. (사진=대법원)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