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보다 비쌌던 중고차가 옛말이 되고 있다. 11월~12월은 해가 바뀌면서 연식변경 영향으로 전형적인 비수기이기도 하다.
23일 헤이딜러가 11월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 연말연시 신차 프로모션, 연식 변경 모델 출시,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 차종에 대한 시세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한 모델은 싼타페 더 프라임 모델로 –7.9%가 떨어졌고, 수입차 가운데는 BMW 5시리즈(G30)가 –3.2% 하락했다.
중고차 중에서도 시세가 가장 높았던 신차급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도 가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10월과 11월 평균 시세를 보면 하이브리드 중고차 상위 10개 차종 평균 가격은 지난달 5335만원에서 이달 5133만원으로 202만원 가량 하락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반도체 공급난이 심했던 당시 출고대기가 최대 1년 이상 걸리는 등 수요 강세로 인해 신차보다 더 높게 형성되는 현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SUV 하이브리드 모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4세대도 전월 대비 1.3% 하락했고, 전기차 모델 중에서는 테슬라 모델3도 1.2% 가격이 떨어졌다.
중고차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신차 공급 증가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 공급망 경색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차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줄었다.
서울 성동구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사진=뉴시스)
다만 중고차 업계에서는 11월에서 12월을 연식변경 영향으로 중고차 비수기로 구분한다. 겨울은 폭설과 한파 등 때문에 차를 운전하기 어려워 구매 욕구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후 2월부터는 중고차 시장이 성수기를 준비하는 시기로, 졸업과 입사 시즌을 맞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이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3~4월은 중고차 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는 봄철 성수기로 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고차 가격도 강세나 강보합세를 나타낸다.
업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연말은 판매량이 줄어드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 현상과 금리 인상 등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었기 때문에 안정세로 찾아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