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0대 중 6대 해외…현대차, 출고지연 '딜레마'

현대차 국내 생산물량 60% 수출
반도체 부족 장기화되자 비중 확대
현지 점유율 높이고 고환율 수익 높아
내수 판매 위축으로 소비자 최대 30개월 대기

입력 : 2022-11-23 오후 3:28:07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난 지속에 따라 '부족한 반도체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당장 내수보다 해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해외시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고환율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유리해지면서다. 반대로 국내에선 출고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23일 현대차 및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차 승용 및 레저용차량(RV) 매출액 중 수출액(20조761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9%다. 전년 동기 대비 6.8%p 상승했다. 2020년 3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14.3%p나 올랐다.
 
물량 기준으로도 수출 비중은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1~10월 국내공장 생산량은 138만9771대로 이중 수출이 81만1131대다. 비중은 58.4%다. 전년 동기 대비 2%p가량 상승했다. 2020년 1~10월과 비교하면 8%p 올랐다. 
 
현대차의 1~10월 국내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지만 내수 판매량은 8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000270) 역시 국내 생산량은 2.2% 증가했지만 내수는 6.5% 줄었다. 출고가 밀려 있는 상황에서 내수 판매가 감소한 것은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가 국내 생산물량을 수출에 더 비중을 두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해외시장에선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출고가 늦어져 물량이 없어 못 파는 상황에 이르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 강세도 수출을 유리하게 만든다. 현대차가 올해 3분기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데는 부가가치 상품 판매와 더불어 환율 효과가 컸다.
 
내수시장에선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1.5~2배 더 들어가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라인업이 있지만 수출은 아직 내연기관차 위주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반도체 수급난 초기 보다 오히려 더 오래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월 기준 제네시스 GV80은 30개월 이상으로 현대차 중 출고 기간이 가장 길다. 아반떼,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24개월,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 6도 18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수출을 우선해서 판매하는 건 아니다"며 "생산 및 판매 최적화 전략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 3년 동안 적체 물량이 워낙 많아 국가별 물량 전략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해외도 인기 있는 차량들은 상당 부분 기다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장의 중요성이나 수요에 따라서 조절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출고 기간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현대차가 제값받기 운동으로 수출에 대한 비용을 어느 정도 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수출할수록 이윤이 덜 남는 구조였다"며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수급 조정이 계속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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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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