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욱·김홍희 건너 뛰고 '윗선 수사' 본격화

검찰 관계자 "박지원, 필요한 시점에 조사받을 것"

입력 : 2022-11-27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윗선으로 꼽히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이틀 연속 소환했다. 이를 기점으로 검찰 수사가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최고 윗선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27일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의 구속적부심이 인용된 이후 사건과 관련해 보강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검찰은 구속기한 만료일을 고려해 두 사람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었다.
 
검찰 관계자도 "두 사람을 기소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만큼 이에 이번 주중으로 두 사람이 불구속기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최종 기소 결정이 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서 전 실장의 소환조사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윗선 수사'가 본격화 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한 기소 준비는 이미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수사 진행에는 사실상 영향이 없는 셈이다. 서 전 실장은 이씨 사망 후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회의 결과를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한 인물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을 24일과 25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이틀 연속 불러 집중 조사했다.
 
서 전 실장은 이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씨의 자진 월북을 속단하고 이와 배치되는 기밀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국가안보실 지시에 따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감청 정보 등 기밀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국정원에 첩보 보고서 등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부터 사흘 연속 서 전 실장 밑에서 근무했던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을 불러 당시 안보실 내 의사 결정 과정을 조사했다. 지난 22일에는 사건 당시 합동참모본부 정보융합부장이었던 A소장(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정보참모부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서 전 실장은 "첩보 삭제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서 전 실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혐의가 중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서 전 실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은 박 전 원장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박 전 원장 조사 가능성에 대해 "수사팀 판단에 의해 필요한 시점에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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