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Pick!
11월 29일(화) 토마토Pick은 공영방송사 YTN 민영화 논란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공공기관인 한전KDN과 한국 마사회가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하면서 YTN과 야당 측은 이를 두고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전KDN, YTN 지분 전량 매각 의결
한전KDN이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YTN 지분 21.43%를 매각하는 안을 의결했습니다. 이사 7명 중 4명이 매각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앞서 김장현 한전KDN 사장은 "한전KDN 목적사업 중 하나로 명시된 방송사업은 방송용 통신기기 설비 설치 등에 관한 사업"이라며 한전KDN은 YTN이 고유 업무와 무관하다고 보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노조 “이사회, 배임과 직권남용”
이에 노조 측은 “강압적이고 졸속적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YTN 배당 수익과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지금 매각한다는 건 한전KDN에 손해"라며 배임과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정부를 향해 "윤석열 정권이 YTN 매각을 밀어붙이는 진짜 의도는 '언론장악'이라는 걸 국민은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민주당 “YTN 민영화 반드시 막겠다”
민주당은 YTN 지분 매각을 재벌에게 특혜를 주고 언론 공정성을 훼손하는 '민영화'라고 규정짓고 이를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그러면서 민주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이른바 방송법 개정안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를 공영방송 운영위원회로 개편하고, 9~11명인 이사 숫자를 25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로 하는 법안인데요. 현행 방송법에서는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방송사 사장을 임명하도록 돼 있는데, 개정안은 운영위원 3/5 이상이 찬성해야 선임될 수 있습니다. 운영위원 25명 중 국회 추천 몫은 8명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학계, 교육계, 지역 대표, 시민계, 방송협회, 방송사 종사자 대표 등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입니다.☞관련기사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악법 중 악법”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준공영방송, 민영방송
YTN 민영화 논란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념부터 정확하게 알고 논쟁을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에 정리한 내용은 국회입법조사처의 학술지인 <입법과 정책>이 2019년 8월31일에 펴낸 논문 내용을 참고했습니다.☞논문 보기
-공영방송 : 현재 통일된 공영방송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각자 편한대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체로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하면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고, 비영리적이고, 비상업적인 방송을 말합니다. 공영방송은 법률 근거도 있는데요. KBS는 ‘방송법’ 제4장, EBS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법적 근거입니다.
-준공영방송 : MBC는 원래 삼화그룹을 경영하던 김지태씨가 소유한 민영방송이었는데, 1961년 5.16쿠데타로 박정희의 ‘정’, 육영수의 ‘수’를 따서 만든 ‘정수장학회’에 지분을 강탈당했고, 이때부터 정수장학회 소유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전두환의 신군부가 언론통폐합을 하면서 정수장학회 지분 70%를 강제로 KBS에 넘기게 했고, 1988년 민주화 이후 ‘방송문화진흥회’를 만들어 KBS가 갖고 있던 지분을 70%를 소유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MBC는 공영방송도, 민영방송도 아닌 ‘준공영방송’이 되었고, 공영방송과는 달리 상업광고도 하고, 영리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
-민영방송 : 말 그대로 민간 자본이 소유한 방송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KBS와 EBS, MBC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대표적으로 SBS, JTBC, 채널A, MBN, TV조선이 해당합니다.
YTN은 공영방송인가?
YTN은 공영방송이 아닙니다. 그래서 YTN노조와 민주당은 ‘준공영방송’이라고 지칭합니다. 그렇다면 YTN는 준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준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YTN이 현재의 지분 구조를 갖게 된 과정을 보면 그렇습니다.
-1993년 YTN(Yonhap Television News) 설립 : YTN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 및 개인은 쌍방울, 제일산업, 한국관광공사, 한국상업은행, 민중병원, 성원토건, 장규찬 새한미디어 고문, 전남일보, 일동제약, 보성주택, 한림제약 등. 연합뉴스가 자본금 300억원 가운데 30%인 90억원을 출자해 최대 주주가 됨)
-1995년 YTN 개국, 이후 적자 누적
-1997년 YTN과 연합뉴스 완전 결별 : IMF 구제금융 위기로 경영 불가능 상황. 공기업인 한전이연합뉴스 지분 매입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 기사회생 : 내일신문 장명국 사장이 취임한 이후 한전 330억원, 담배인삼공사 440억원, 한국마사회 200억 원 등 총 1500억원으로 자본금 확충
-1999년 첫 흑자 달성
-지분구조 : 한전KDN 21.43%, 한국인삼공사 19.95%, 미래에셋생명보험 14.98%, 한국마사회 9.52%, 우리은행 7.4%, 한국경제신문 5.0%, 우리사주조합 0.2%, 기타 21.7%
YTN 지분 매각이 논란이 된 이유
MBC의 경우 방송문화진흥법에 의해 ‘준공영방송’의 법적 지위를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YTN은 적자 누적으로 경영 위기에 빠진 이후 정책적으로 케이블방송의 대표적인 뉴스 채널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주도해 공기업들이 지분을 사들였지만 법적 지위를 부여받은 건 아니어서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정부, “공기업이 왜 방송사 지분을 갖고 있나” :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혁신 지침’에 따라 공공기관들이 고유·핵심기능 수행에 필요한 필수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을 매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전KDN의 방송사업은 '방송용 통신기기 설비 설치 등에 관한 사업'이기 때문에 YTN 지분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관련기사
-논란을 만든 국힘당 박성중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YTN은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공영방송의 책무를 우선하기보다는 친노조 친민주당 세력의 나팔수 노릇에 여념이 없었다"며 "20대 대선뿐만 아니라 지난 8대 지방선거에서도 노골적으로 왜곡방송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MBC, TBS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정치적 이유로 민영화를 한다는 시비를 자초한 겁니다.☞관련기사
-한국경제신문 인수설 : 한국경제신문은 YTN 지분 5%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시중에서 한국경제신문의 YTN 인수를 염두에 둔 민영화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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