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굉장히 급박하게 돌고 있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나라 특성상 이같은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국내 물가보다 환율 문제 심각"
김 총재는 기자 회견에 앞서 "앞으로 금통위 직후 곧바로 금리 결정 만장일치 여부를 공개할 것"이라며 "오늘(14일) 금통위는 만장일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환율이냐 물가냐를 놓고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 "소비자물가가 3.6% 상승했지만 농산물 가격을 빼면 2.9%에 불과하다"며 "3% 안팎의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므로 (기준 금리 인상)기조는 살아 있다"고 말했다. 시기가 올해 연말이 될지 내년 초가 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최근 '환율 전쟁'으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냐"는 질문에 김 총재는 "경제 운용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면서 "환율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국제금융 상황이 절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에 금통위원들이 많이 고민했다"고 답했다.
지난 7월 0.25%포인트 금리인상이 앞으로의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통화정책은 선재적이어야 한다"며 "채소가격을 뺀 물가상승률을 말한 것은 대외적 충격이나 이상기후에 의해 급등했거나 단기간에 끝날 것 같아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총재와 한은 관계자들은 미국 워싱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상기후와 수해로 인해 물가가 급등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해 이번 금통위에서 물가 변수가 크게 다뤄지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 대외변수 등 종합적 판단 필요
김 총재는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대외여건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확실하다. 미국의 양적 완화 기조 조치가 새롭게 발표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은과 시장간 소통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는 지적에 대해 김 총재는 "대내외 여건이 굉장히 급변하기 때문에 그때 판단할 문제이지, 소통 자체를 뒤집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3% 안팎의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므로 (인상) 기조는 살아 있다"며 "물가 압력에 대해서 계속 신경 쓰겠다"고 답했다.
최근 일본 총리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적한 사항에 대해서는 "중앙은행 총재로 환율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다음주 열리기 때문에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재는 "지금이 저금리 상태라는 데 이견이 없다"며 "단지 국내의 모든 여건만 보면서 결정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다 저금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