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신한라이프, '유사암 납입면제' 판매 중단

12월 중순까지만 판매…상품 구조 개선 후 재출시

입력 : 2022-12-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신한라이프가 유사암 중 일부를 일반암으로 분류하고, 일반암 수준의 높은 담보를 제공하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업계 과당경쟁을 우려해 개선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업계에선 당국의 지나친 시장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갑상선암·기타피부암 등에 대해 일반암 수준의 납입면제 혜택과 진단비 담보를 제공하는 '신한 헬스케어 암이면 다 암보험'에 대해 금융당국의 개선 권고를 받았다. 권고에 따라 신한라이프는 12월 중순까지만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이후에는 상품 구조를 개선해 재출시하기로 결정한 사실 역시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갑상선암과 기타피부암은 유사암으로 분류하지만 신한라이프는 이들 암에 대해서도 일반암으로 분류해 업계 통상적인 수준보다 높게 보장했다. 관련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은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촉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사암의 경우 현재 업계에서는 진단비를 일반암의 20% 가량으로 제공하고 있다. 납입면제는 보험료의 50%까지 책정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유사암으로 분류한 암들에 대해서는 같은 수준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갑상선암과 기타비부암 등 일반암으로 분류한 질병에 대해서는 납입면제를 100%, 진단비도 일반암 진단비의 100%로 판매해왔다.
 
유사암이란 의학적인 구분명이라기보다 보험에서 보장을 구분하기 위해 쓴 것으로, 일반암과 별도로 분류한 암 종류를 통칭한다. 일반암에 비해 치료비가 적고 치료 기간도 짧은 암들의 경우 일반암과 보장 수준을 달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유사암에 대해 일반암 수준으로 보장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사암에 대한 지나친 보장은 마케팅 경쟁을 촉발하고, 사업비가 증가하면 향후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와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최근 손해보험업계가 유사암 진단비와 납입면제를 두고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다. 몇몇 손보사들이 유사암 진단비를 고액으로 책정하고 납입면제도 100%로 판매하자 금융당국이 제지에 나선 바 있다. 결국 이들 손보사들은 10월부터 보장 한도를 축소했다. 가장 늦게 합류한 메리츠화재(000060)도 11월 초부터는 납입면제 한도를 50%로 낮췄다.
 
업계는 뒤숭숭하다.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순 있지만 금융사의 개별상품에까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다른 한편에선 신한라이프의 갑상선암·기타피부암 담보를 두고 손보업계가 제지를 받고 보장 범위를 축소한 시기에 신한라이프만 높은 담보로 판매하며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는 곳도 있었다. 
 
실제로 온라인과 SNS상에서 보험설계사들은 신한라이프의 해당 상품을 판매하며 갑상선암, 기타피부암에 높은 진단비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여성암까지 소액암으로 분류하지 않은 유일한 보험사"라며 홍보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상품 구조를 만들면서 암 분류를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였다"며 "상품을 개정하면 상품 내역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과 SNS에서 신한라이프 암 보험을 홍보하는 글. (사진 = 네이버 및 인스타그램 갈무리)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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