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제2의 이태원 참사'를 막겠다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도민안전대책 발표에 따라 경기도 대규모 기관합동훈련이 실시됐다.
8일 오전 9시 수원시 환승역 쇼핑몰 한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경기도와 소방, 경찰, 한전 등 32개 유관기관은 사회재난 대비 도-기관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은 이태원 참사 이후 실시하는 첫 재난 훈련이자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사회재난 합동훈련으로,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압사사고'와 '가벽 붕괴로 인한 깔림사고', '사고대비 인파로 발생한 3중 추돌 교통사고'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다.
훈련에는 경기도와 수원시, 경찰, 소방 300여명과 의용소방대원·신안산대학교 소방안전학과 학생 등 120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했다.
8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환승역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서 경기도와 32개 유관기관이 사회재난 대비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환승역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현장에서는 에스컬레이터의 역주행으로 시민들이 뒤엉키며 부상을 당하는 혼잡한 상황을 연출했다. 쇼핑몰 안전요원들은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소방대원들은 빠르게 에스컬레이터 압사현장으로 돌입한 뒤 구조를 시작해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이후 구조된 시민들의 손목에 실제 상황과 같이 빨간 밴드와 노랑 밴드를 붙여 중상자와 경상자, 사망자를 선별했다.
소방대원들은 차례로 시민들을 구조해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CPR을 실시하고, 부상 부위에 응급처치를 하는 등 차례로 구조활동에 나섰다.
이후 가벽이 붕괴되는 사고 현장에서는 지지대와 에어백으로 공간을 확보해 추가로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을까지 고려하며 요구조자를 구조했다. 또 응급환자의 빠른 이송을 위해 현장에는 소방헬기가 동원되기도 했다.
사고 발생 후 소방 대원들과 경찰은 현장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에 나섰고, 경기도 긴급구조통제단은 유관기관 지원과 필요 인력·장비 동원을 위한 통합지휘 회의에 돌입했다. 아울러 사고 수습을 위해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열고 피해자 지원과 사후대책 등을 논의하는 자리도 가지며 실제 상황과 똑같이 훈련에 임했다.
이날 실시한 가상의 사고 시뮬레이션은 실제로 지하철 출퇴근길이나 대형마트에서 도민들에게 생길 수 있는 만큼 사회재난 예측매뉴얼과 노하우의 보완에 중점을 뒀다.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훈련에 임한 김 지사는 "대한민국 최초 사회재난 대규모 관계기관 합동훈련을 했는데, 이와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되지만 실제로 벌어졌을 때 초동대처와 구조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훈련이었다"며 "오늘과 같이 실제상황과 버금가는 훈련을 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10.29 참사에서 수백명의 젊은 청년들을 포함한 희생자가 생겼다. 예방도 안됐고 사고 후 대처도 잘못됐고, 수습도 부족했다. 공직자로서 부끄럽고 참담했다"며 "이런 일이 경기도에서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훈련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환승역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서 경기도와 32개 유관기관이 실시한 사회재난 대비 대규모 합동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