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점의 역설'...D램에 삼성·SK하이닉스 '초비상'

삼성 매출 전기비 34%·SK하이닉스 25.3% 급감
가격 하락에 '속수무책'…낸드도 마찬가지
SK하이닉스·마이크론 감산…삼성은 '아직'

입력 : 2022-12-18 오전 9:00: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메모리 한파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D램 제조사들의 매출이 실제로 급격히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 탓이다. 특히 D램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전체 시장 점유율 중 70%에 달하는 과점 구조 산업으로 국내 업체들의 실적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 시장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71억33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4.2%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43.4%에서 40.6%로 2.8%p 하락했다. 2위 SK하이닉스의 매출은 52억46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5.3% 줄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28.1%에서 29.9%로 1.8%p 상승했다.
 
이같은 매출 감소는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은 175억4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249억84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9.8% 감소한 수준이다.
 
D램보다 가격 하락 폭이 크지는 않지만 낸드플래시의 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D램과 낸드 고정거래가격은 각각 22.46%, 3.74% 떨어졌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대표적인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각 기업들의 높은 재고 수준이 꼽힌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모바일·가전·서버 등과 관련된 수요 위축이 메모리 재고 증가로 이어져서다. 쌓인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 초과 공급이 발생해 기존 균형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S(반도체)부문 재고 자산 총액은 26조3652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16조4551억원 대비 60.2% 늘어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재고자산 역시 14조6650억원으로 지난해 말(8조9166억원)과 비교하면 64.4% 늘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가 전체 사업(매출 기준) 비중에서 95.8%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양사의 4분기 실적 또한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전 분기(5조1200억원) 대비 25.7% 줄어드는 셈이다. 그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 역시 전년비 25% 감소한 9조2700억원에 그치고 약 5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가격 안정화를 위한 해답은 감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인 경기 둔화, 재고 조정 등으로 인해 불황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은 감산 및 투자 축소를 발표했으나 메모리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적인 감산, 투자 축소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액을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3위인 마이크론은 내년에 설비 30%, 웨이퍼 장비 50% 수준 축소를 예고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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