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국내증시의 ‘산타랠리’ 기대감도 사라졌다. 내년 기업 이익둔화로 연말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연말 양도세·배당락 등을 앞두고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당락을 전후로 국내증시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중 코스닥의 상승확률과 수익률이 높았다. 이런 현상은 국내증시 폐장일 전후로 더욱 확연하게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주 5일제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연말 폐장일 전 마지막 5거래일의 코스피의 평균 상승확률은 40.9%로 코스닥 상승확률(77.3%)보다 36.4%포인트 낮았다. 배당락일을 기준으로도 이후 5거래일간의 상승률은 코스피(59.1%)가 코스닥(95.5%)을 크게 밑돌았다.
연말 코스닥 강세의 이유로는 양도소득세가 꼽힌다. 원칙적으로 한국 주식의 매매차익은 과제 대상이지만, 대주주가 아닌 투자자가 상장 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할 경우에는 과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로 지정된 경우 양도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에 대주주 여부 판단 기준일인 배당기준일 이전에 주식을 매도한다”며 “매도한 주식을 배당락 이후 재매수하면서 코스닥이 배당락일에 높은 확률로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국내증시에서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스피는 5.63% 하락했는데, 코스피 대형주의 경우 6.21% 하락하며 코스피 대비 큰 폭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2.34%, 4.1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코스닥 역시 대형주의 하락 폭(-4.14%) 중형주(-3.83%)와 소형주(-2.49%) 대비 높게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연말 중소형주의 강세를 점쳤다. 12월 미국 FOMC 이후 달러 강세가 꺾이면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과 15일 미국과 유럽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보였던 시황의 특징은 주춤한 원·달러 환율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였다”면서 “금리 속도조절 국면에서 달러 강세가 재현되기 어려운 만큼 전술적 관점에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더 강해지지 않는 국면에서 코스피가 미국 증시보다 나을 가능성이 있고, 미국 물가 둔화 국면에서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우세한 경향이 있다”면서 “글로벌 하강 속도가 아주 가팔라지기 전까지 물가 둔화와 미국 달러 약세 국면에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업종이나 종목 측면에선 내년 1월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국내증시에서 연초 ‘CES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던데다, 연말까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면서 테마주의 순환매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CES의 핵심 키워드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2023년 CES에서부터 Web3 & Metaverse가 새로운 주제로 선정되면서 메타버스 관련 행사들이 관심을 끌 것이란 판단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2023 CES에서 메타버스가 새로운 키워드로 선정되면서 관련 비전 공유와 신규 플랫폼 소개, XR 신제품 공개 등이 행사의 가장 큰 관심사로 부각될 것”이라며 “CES 2023 행사를 기점으로 XR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CES 2023 행사 관련 관심 업체로는
LG전자(066570),
LG이노텍(011070),
뉴프렉스(085670),
나무가(190510)를 제시했다.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방문객들이 LG전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