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시 결산②)테마주만 살아남았다…폭탄돌리기에 개미들 피눈물

올해 급등주, 리튬테마주…하이드로리튬 1년 새 1600% 급등
베트남개발1·한국ANKOR유전, '동전주'도 급등…변동성 주의
단순 기대감과 수급에 급등…하락률 상위도 테마주가 점령

입력 : 2022-12-2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종목들 대부분이 유통물량이 적은 ‘품절주’나 ‘테마주’로 나타났다. 특히 테마주들의 경우 실제 마땅한 성과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단순 기대감과 수급만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종목들은 기대감이 줄어들 경우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포함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하이드로리튬(101670)으로 나타났다. 하이드로리튬은 지난 1월부터 이달 28일까지 1602.80% 상승하는 기염을 보였다.
 
(표=뉴스토마토)
하이트로리튬은 코리아에스이가 올해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처음 국내증시에서 두각을 보인 것은 지난여름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다. 출렁다리 제조업체였던 코리아에스이는 영구앵커, PAP옹벽보강 사업 등을 영위하며 태풍 ‘테마주’로 알려졌다. 이후 리튬플러스에 인수되면서 리튬테마를 타기 시작했다. 리튬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순도 99.99%의 배터리용 수산화리튬 양산기술을 확보했다고 알려진 회사로 코리아에스이는 리튬플러스에 인수된 이후 사명을 하이드로리튬으로 바꿨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한국ANKOR유전(152550)이다. 이 종목은 이달들어서만 900%넘게 상승했다.  2012년 상장한 공모펀드인 한국ANKOR유전은 미국 멕시코만 천해에 있는 앵커유전에 투자해 원유 개발로 얻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실물 펀드다.
 
이 종목은 앞서 펀드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전 매각 이후 매각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면서 분배락이 발생한 바 있다. 13일 1675원이었던 주가는 14일 분배락으로 2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14일부터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214원으로 10배 가까이 올랐지만, 시가총액은 아직도 150억원에 불과하다. 분배락 이후 3일간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3일 연속 상한가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금액은 4000여만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해당 펀드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이나 배당금 등 아무런 가치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 수급으로 주가가 10배나 상승한 것이다.
 
다음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금양(001570)이다. 금양의 주가가 폭등한 것은 2차전지 관련 사업 때문이다. 지난해 말 4905원이었던 금양주가는 전일 2만3600원에 마감하며 381.14%올랐다. 금양의 주가 폭등이 나타난 것은 지난 7월25일 FS리서치의 보고서 이후다. FS리서치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국내 3번째로 ‘21700 원동형 2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2차전지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후 금양이 콩고 리튬광산 개발과 지분투자를 추진한다고 밝히며 주가는 또다시 급등했다.
 
그러나 금양 역시 아직 2차전지나 리튬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의 65.18%를 발포제 품목이 차지하고 있고, 발포제 관련제품이 34.53%를 차지한다.
 
이밖에 주가가 만이 오른 종목들도 대부분 테마주들로 나타났다. 삼천리(004690)(348.79%)는 러·우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도시가스 테마를 탔으며, 카나리아바이오(016790)(310.98%) 역시 러·우 전쟁으로 곡물값이 오르면서 사료주 테마에 탑승했다. 양지사(030960)(273.79%)는 올해 가장 잘 알려진 ‘품절주’다. ‘슈퍼개미’ 김모씨가 무상증자를 요구한 후 ‘먹튀’를 했던 신진에스엠(138070) 이후 지분을 사들인 종목이다. 이밖에 베트남개발1(096300)(268.63%)도 한국ANKOR유전과 비슷한 이유로 급등했다.
 
다만 이런 테마주들의 급등이 이후 급락세를 보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단순 수급만으로 오른 만큼 ‘폭탄 돌리기’가 될 우려도 높다. 실제 최근 한 달간 주가 하락률 상위 종목을 보면, 리튬테마로 급등했던 한국테크놀로지(053590)(-59.53%), 다이나믹디자인(145210)(-44.34%), 희토류 테마로 급등한 골든센츄리(900280)(-45.52%), 무상증자 테마로 급등한 피코그램(376180)(-57.95%) 등이다.
 
전문가들은 적은 금액으로 주가 급등을 보이는 ‘동전주’나 품절주, 사업성과 없이 단순 기대감으로 상승한 테마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전주나 품절주의 경우 적은 유통 자금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테마주 역시 수급만으로 급등하는 종목 대부분은 수급이 빠지면 주가가 되돌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테마주들의 경우 주가 급등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이나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CB)등 신주물량이 대거 출회 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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