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인식 설문조사 인포그래픽 중 일부. (자료=대한비뇨의학재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대한비뇨의학회는 국내 50~70대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립선 비대증 인식 설문조사' 결과 환자의 절반 이상인 52%가 병의원에 방문하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전립선 비대증은 과거 전립선이 비대해져 방광 하부의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요도 폐색을 일으켜 소변의 흐름이 감소된 상태로 정의됐다. 조직학적으로는 전립선 간질이나 전립선의 상피조직 세포가 증식됐을 때 전립선 비대증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정의나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질병의 병태 생리가 너무 복잡해진 점을 감안해 50세 이상의 남성에서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야간 빈뇨, 강하고 갑작스런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절박뇨 등의 방광 저장 증상과 지연뇨(소변을 볼 때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현상), 단절뇨(소변의 흐름이 끊기는 현상), 배뇨 시 힘을 주어야 하는 현상 등 방광의 배출 장애를 나타내는 증상을 통칭한 하부 요로증상의 호소'로 전립선 비대증을 정의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서울·경기 및 5대 광역시(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에 거주하는 50~70대 남성 500명이 참여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International Prostatic Symptom Score. IPSS)'를 이용해 최근 한 달간 응답자들이 소변을 볼 때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확인했다.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 결과가 7점 이하이면 정상, 8~19점이면 중등도 전립선 비대증, 20점 이상이면 중증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단한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2%인 306명이 8점 이상으로 나와 전립선 비대증에 해당됐다. 증상의 심각도별로 보면 8~19점에 속하는 중등도는 45.8%(229명), 20점 이상인 중증은 38.8%(194명)로 나타났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 해당하는 8점 이상의 응답자 중 52%는 병의원을 전혀 방문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배뇨 시 불편한 증상이 있어도 병의원을 방문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가 6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적당히 참을 만해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 같아서' 등의 답변이 각각 44.7%, 16.2%(중복 응답 기준)로 뒤를 이었다.
배뇨 시 불편한 증상으로 인해 병의원을 찾은 응답자 483명 중 비뇨의학과를 방문한 비율은 73.9%에 그쳤다. 또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받은 응답자 102명 중 27.5%는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49.4%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전립선암이나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전립선이 커지는 비대증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고 전립선암과 발생하는 부위도 서로 다르다. 발기부전은 중년 이후의 남성에게 나타나므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립선 비대증 자체가 발기부전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이와 함께 전립선 비대증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계속 증상이 재발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 지속적인 배뇨 상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62.4%는 전립선 비대증을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또 염증을 동반한 요저류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면 전립선 비대증은 통증이 없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63%는 전립선 비대증이 통증을 유발한다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준 대한비뇨의학회 홍보이사는 "전립선 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의 절반 이상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남성 질환으로, 매우 유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치료받으러 오는 비율이 낮다"며 "소변을 본 후 소변의 일부가 남아 있거나, 소변을 본 지 2시간 내에 또 소변이 마렵거나, 소변을 볼 때 금방 나오지 않는 증상 등이 있다면 지체 말고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