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정임대료 방식에서 여객당 임대료로 산정 방식을 변경한 것은 합리적이다."
얼마 전 만난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조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객수가 오른다고 해서 면세점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 올해는 해외여행이 늘면서 여객수도 전년보다 증가할 텐데 여객당 임대료로 산정할 경우 임대료 부담이 커질 것이다. 매출 연동제 방식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면세점 입찰 공고를 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임대료 산정 방식을 놓고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고정임대료 방식이 여객당 임대료 방식으로 바뀐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업계가 요구한 매출 연동제는 끝내 들어주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스마트면세점 도입도 업계의 입찰 참여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업체들은 이미 운영 중인 자사몰 외에도 공항의 스마트면세점 플랫폼에 입점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이중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 가운데 임대료 감면 정책이 연장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그간 중소중견면세점 등 국내 면세업계는 여객 수요 및 매출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임대료 감면 정책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조성민 중소중견면세점 연합회장은 "코로나19 이후 3년 동안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감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부의 지원과 항공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 업체들의 눈물겨운 수익 구조 개선 노력이었다"며 "3년간 공항 면세점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인원을 감축했고 남은 인력들도 임금 삭감, 무급휴직 등으로 고통을 분담했다"고 호소했다.
또 "외국인 여행객 발길이 끊긴 지금 면세점에는 더 이상의 받침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여객수요 예측 실패 속에 임대료 지원 종료는 성급한 의사결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업계의 호소에 정부는 임대료 감면 연장을 고민했으나 결국 지원 정책을 연장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니 업계는 입찰 마감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입찰에 따른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종합해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번의 사업권 유찰을 겪은 인천공항 면세점이 이번 입찰에서는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유라 산업2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