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반도체 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각 글로벌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업체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삼성전자는 CPU 시장에서 2위인 AMD와 SK하이닉스는 1위 인텔과 협업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서버용 DDR5 D램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가 각기 다른 업체와 손잡은 협업구도가 침체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나노급(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DDR5 D램을 CPU 업체인 AMD로부터 호환 인증을 받았고, SK하이닉스도 10나노급 4세대 DDR5 D램을 인텔로부터 호환 인증을 마쳤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환 인증받은 DDR5 D램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로, 주로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채택합니다. 특히 이 반도체는 단독이 아닌 CPU와 함께 쓰여 CPU 업체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에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기존에 사용해왔던 CPU를 신형 CPU로 교체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DR5 D램 판매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합니다.
인텔은 지난 11일 신형 CPU인 사파이어래피즈를 공개했고, 경쟁사인 AMD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에 신형 CPU x86을 공개했습니다. 인텔·AMD가 신형 CPU를 공개한 만큼 CPU가 지원하는 DDR5 D램 보급율도 올해 대거 늘어날 것으로 풀이됩니다.
2013년 시장에 출시된 DDR4 보다 2배 이상의 성능을 갖춘 DDR5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입니다.
삼성전자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12나노급 DDR5 D램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소비 전력이 약 23% 개선됐고, 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DDR5 D램은 DDR4 대비 전력 소모량이 최대 20% 절감, 성능은 70% 향상됐습니다. DDR 뒤에 붓는 숫자가 높을수록 차세대 제품이며, 숫자가 높아질 때마다 속도도 2배씩 증가합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신형 CPU 교체가 전망되는 만큼 이에 따른 DDR5 D램 수요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가 협업하고 있는 인텔은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서버용 CPU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90%로 1위를 했습니다. AMD는 11.6%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 12나노급 DDR5 D램이 인텔로부터 호환을 받은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인텔과 협업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 10나노급 4세대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