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업계가 반려동물보험(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상품 개발과 보험료 산정에 필요한 보험금 지급 통계를 재정비하고 질병명과 진료행위에 대해 표준 명칭을 쓸 수 있도록 정비하는것입니다.
손해보험협회는 1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펫보험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펫보험 활성화는 현 정부 국정과제로 포함돼 현재 정부가 펫보험 전문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의무화를 규정한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가입률은 저조한 상황입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입률은 0.67%로 집계됐습니다. 질병 발병 확률아 높은 9세 이상 반려견은 2019년 37.7%에서 2021년 41.4%로 증가했지만 펫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것은 보험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보험료가 높다는 점입니다. 보험사들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질병명칭이 각기 다르고 진료비도 들쑥날쑥해 적정한 보험료를 책정하기 어렵다고 항변합니다. 펫보험 활성화 실패의 근본 원인은 제도 미비라는 것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병원마다 진료비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위험료율을 산정하기 어렵고 손해율도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험료가 저렴해야 가입고객을 늘릴 수 있는 만큼 보험사도 보험료를 낮추고 싶지만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정확한 반려동물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고 질병명칭도 제각각이어서 상품을 개발하는데도 어려움이 크다"며 "동물병원 진료비가 의무적으로 게시된다고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진료수가 표준화와 같이 펫보험 상품 개발과 보험료 책정에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협회는 이같은 보험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우선 질병과 진료행위의 표준명칭이 활용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정부는 진료정보표준화 연구용역을 실시해 현재 3774개의 질병과 4929개 진료행위에 대한 표준코드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진료데이터를 집적해 다양한 펫보험 상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보험금 지급 통계의 경우 정부가 개발한 표준명칭을 활용해 재정비하고, 해외통계도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진다면 질병별 위험률을 측정하고 보장이 필요한 담보를 구성할 수 있는 통계가 구성돼 상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상품 개발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도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펫보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제도가 개선돼 상품 개발과 보험료 책정 작업이 지원된다면 펫보험 자회사 설립이 늘어나는 등 보험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손해보험협회는 1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펫보험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 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