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재차 보험사를 향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습니다. 보험업계는 보수적으로 부동산 PF대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지나친 우려는 시장 불안을 키울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많은 보험업권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6일 보험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등 경기 민감성 자산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를 부탁드린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어 "금융당국도 부동산PF 점검 결과를 공유하는 등 감독 측면에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해 6월 간담회 자리에서도 보험업권의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수장을 통해 부동산 PF에 대한 부정적인 상황이 언급되는 것에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치 보험사의 부동산 PF 대출이 큰 부실 위험이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어 답답하다"며 "이미 언더라이팅(심사)을 강화해 관리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보험사가 완전히 부동산 PF에서 손을 떼 부동산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없지 않겠나"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로 금융당국이 뭔가 보험사의 부동산 PF의 부실 정황을 파악해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과한 언급이 시장의 불안만 부추길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PF 대출을 실시한 금융권에서도 오히려 우려가 커지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 우려가 언급될 때마다 보험사가 함께 언급되는 것은 보험업권의 PF 대출 규모 때문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부동산 PF 잔액은 지난 상반기 기준 42조3000억원으로, 3개월 새 1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은행권(29조원)보다도 13조원 가량 많습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다른 업권에 비해 많기는 하지만 총자산에 대비해서 많다고 하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현재 보험사의 부동산 PF 대출 현황과 문제 상황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데, 취재 결과 현재까지 금별다른 이상 징후를 파악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가 금감원의 우려가 과도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해 보험사가 위험하다기 보다는, PF 대출 시장에서 보험사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관리를 해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계속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주의를 당부한 것"이라며 "리스크를 관리하라고 해서 부동산 PF를 아예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