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쏟아지는 연초 IPO 시장…해빙기 접어드나

올해 공모주, 공모가 대비 상승률 평균 116%…IPO 시장 훈풍 이어질까
"시장 분위기 반전은 아직…'대어' 오아시스 흥행 여부가 판단 기준 될 것"

입력 : 2023-02-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상장한 두 종목이 잇달아 '따상'(시초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하고 수요예측 경쟁률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 첫 조 단위 공모주인 오아시스의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시장 훈풍이 계속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 4곳 중 2곳이 따상에 성공했습니다. 27일 상장한 미래반도체(254490)와 30일 상장한 오브젠(417860)이 모두 따상에 성공했으며, 올해 상장한 4개 기업모두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연초 상장한 공모주들이 잇따라 흥행 가도에 오르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IPO시장이 살아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올해 상장한 4개 기업의 평균 상승률은 전일 종가 기준 116.91%에 달하는데요.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이 각각 191.67%, 148.06% 상승했으며, 한주라이트메탈(198940)(74.52%)과 티이엠씨(425040)(53.39%) 역시 공모가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일반 청약에서 미달사태가 났던 티이엠씨마저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등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습니다. 앞서 티이엠씨는 수요예측 참패에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보다 낮은 2만8000원에 확정하고 공모 주식 수도 220만주에서 180만주로 줄였습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0.81대 1에 그쳤는데요. 일반청약이 미달한 것은 2019년 7월 상장한 코윈테크(282880) 이후 3년 6개월 만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및 일반투자자들의 청약 경쟁률 역시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영증권에서 분석한 지난해 IPO시장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903대 1을 기록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연말 증시가 급격히 꺾이면서 12월 평균 경쟁률은 37대 1 수준까지 하락했죠. 일반 청약 평균 경쟁률 역시 지난해 전체 610대 1에서 12월에는 4대 1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IPO에 나선 기업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다시 작년 평균 수준으로 회복된 모습입니다.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7사의 평균 경쟁률은 856대 1. 티이엠씨가 수요예측에서 31.33대 1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26~2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꿈비는140만주 모집에 총 1590개 기관이 참가하면서 1547.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IPO 시장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국내 증시의 상승흐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연초부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경제지표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도절에 나설 수 있다는 '피봇'(pivot, 통화정책 방향전환) 기대감이 높아졌는데요. 이에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습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총 6조9451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9.54%, 10.55% 상승했죠. 증시에 다시금 자금이 다시 몰리면서 IPO 시장 역시 강세를 보였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지난해 얼어붙었던 IPO시장이 다시 활황이 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올해 증시가 상승하면서 IPO 시장도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상장한 기업들 대부분이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소형주들이었던 만큼 IPO 시장 분위기를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입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공모시장이 살아나기에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가 시장 분위기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상장한 기업들이 대부분 1000억 미만의 기업들인데, 소형주의 흥행으로 공모시장 분기기를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코스닥이 600에서 700선까지 갔던 만큼 (공모주 흥행이) 증시의 영향도 있었고 올해 IPO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에는 ‘대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오아시스를 비롯해 제이오 등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들의 흥행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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