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TF 1차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전방위적으로 '김건희 특검' 카드를 전면에 띄우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력 투쟁에 매몰된 여권에 맞서 강경책으로 반격에 나선 겁니다.
'김건희 특검' 속도전 펼친 제1야당
민주당은 1일 오후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1차 공개회의를 열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 의혹들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달 30일 TF 출범을 알린 지 이틀 만입니다.
회의에 참석한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한 말처럼 김 여사가 떳떳하면 당당히 수사받는 게 정상"이라며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도이치모터스에 이어 우리기술 주식과도 관련한 새 의혹과 정황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이 1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특검 수용하라!'는 피켓을 세우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인 박범계 의원과 공동위원장인 박찬대 의원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건희 특검 도입 촉구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와 대통령실을 향해 "정말 대통령실 말대로 주가조작 의혹이 허위사실이라면 김 여사가 파티장이 아니라 검찰청에 출두해 수사에 철저히 협조하겠다고 밝혀라. 야당이 요구하는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혀라"고 요구했습니다.
당내 초선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과 당 지도부 소속 의원 40여명도 오후 8시30분부터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며 밤샘 농성토론을 벌였습니다.
민주당, 이상민 탄핵과 함께 '쌍끌이 공세'
민주당은 최근 대정부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3차 소환을 요구하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하자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이는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정권 규탄 국민보고대회' 개최로 이어졌습니다.
김건희(왼쪽) 여사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를 초청해 안아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사진)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 등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펼치면서도 김 여사 주가조작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이날도 대책위는 대통령실을 향해 "정적 제거용 조작 수사로 야당 대표를 괴롭히더니, 이제는 야당 대변인의 입마저 틀어막으려 하고 있다"며 "윤석열 사단이 총출동한 이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에 비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상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스스로 장외투쟁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자칫 민생을 외면하고 독주한다는 이미지를 희석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 요구는 사실상 그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고 봐야 한다. 최근 김 여사가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고, 도이치모터스 공범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달 10일 진행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민주당은 여권의 아킬레스건인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카드를 계속 동시에 꺼내 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