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심화'로 경계수위 올린 KDI…금융 빼곤 모든 지표 '부진'

KDI, '2월 경제동향' 발표…"제조업 감소 폭 확대"
1월 수출 -16.6%…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 부진
국고채 금리 큰 폭 하락…종합주가지수 8.4% 상승

입력 : 2023-02-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거듭하는 수출 감소와 내수 시장 부진까지 겹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금융 시장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지표가 부진에 늪에 빠진 형국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경제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달 '심화'로 경계수위가 더 높아진 셈입니다.
 
KDI 측은 "서비스업의 회복세가 약해지는 가운데 제조업의 감소 폭이 크게 확대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경기종합지수가 급락했고 경제 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을 지속했으나 대내외 통화 긴축 강화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며 금융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 1.2%의 증가에서 0.8%의 감소로 전환됐습니다. 전월 대비(계절조정)로도 1.6%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도 부진해 평균가동률이 크게 떨어졌고 재고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로 전월(72.8%)보다 급락했습니다. 재고율은 126.0%로 전월(127.4%)과 비슷했습니다.
 
2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66으로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제조업 업황 BSI 전망은 지난해 11월 75, 12월 70, 올해 1월 71로 하락하다 2월 7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수출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수출은 -16.6%의 증가율을 기록해 전월(-9.6%)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21.9%)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반도체(-44.5%), 철강(-25.9%), 석유화학(-25.0%)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심해졌습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27.1%에서 31.4%로 감소 폭이 확대됐습니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대미국 수출도 6.7%에서 -6.1%로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진이 가시화됐습니다. 
 
소매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의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소비 회복세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2.1%)보다 감소세가 확대된 -2.5%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3.7%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월 대비로는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과 단기자금 시장의 신용 불안이 완화되는 등 금융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KDI 측은 "중국 경기 위축으로 대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했고, 미국 투자 부진이 반영되며 대미국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제조업은 평균가동률이 급락하고 생산 감소 폭이 확대되는 등 부진이 심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마스크 제조업체 공장에서 멈춘 기계 옆으로 MB마스크 필터가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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