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돼야 한다는 응답이 90%에 달했습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를 두고 민심과 당심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20·40·50대 "부결"…60대 이상 "가결"
2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74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7.4%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가 부결해야 한다며 반대했습니다. 반면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며 찬성한다는 응답도 45.7%로 만만치 않았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7.0%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다음 주 처리될 예정입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안이 보고된 뒤, 오는 27일 표결이 진행됩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이상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되는데요.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다만 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만큼,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의 이탈로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를 통해 자율투표를 하되 '부결'에 힘을 모으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대표의 윤석열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체포동의안의 국회 보고를 하루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년간 같은 내용이 여전히 재탕·삼탕이 이뤄지면서 뭐가 새로운 일이 있는 것처럼 조작·왜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냐, 국가권력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냐"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40대, 50대에서는 절반 이상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본회의 처리가 부결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60대 이상에서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높게 나타났습니다. 20대 가결 37.1% 대 부결 51.5%, 40대 가결 34.7% 대 부결 59.4%, 50대 가결 44.5% 대 부결 52.6%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가결 57.2% 대 부결 37.2%로, 가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높게 나왔습니다. 30대의 경우, 가결 46.8% 대 부결 41.7%였습니다.
호남 60% "부결"…영남은 절반 이상 "가결"
지역별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경기·인천과 광주·전라에서는 부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강원·제주에서는 가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경기·인천은 가결 41.3% 대 부결 52.8%, 광주·전라는 가결 31.0% 대 부결 60.0%로, 부결돼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반면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대구·경북은 가결 57.9% 대 부결 34.1%, 부산·울산·경남은 가결 55.1% 대 부결 38.0%로, 가결돼야 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강원·제주에서도 가결 50.7% 대 부결 41.5%로 조사됐습니다. 이외 서울은 가결 44.3% 대 부결 46.8%, 대전·충청·세종은 가결 48.1% 대 부결 48.5%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중도층은 가결 43.4% 대 부결 45.5%였습니다. 보수층은 가결 76.3% 대 부결 18.8%, 진보층은 가결 18.2% 대 부결 76.4%로, 진영별로 의견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가결 88.7% 대 부결 7.7%, 민주당 지지층은 가결 6.8% 대 부결 89.4%로 엇갈렸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202명이며, 응답률은 3.4%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