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나흘간의 일정을 뒤로 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코로나로 멈췄던 행사는 지난해 3년 만에 재개됐고, 올해는 특히 완연한 엔데믹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5G 상용화 이후 로봇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이 부스 곳곳에서 보일 만큼 기술이 상향 평준화됐고, 도심항공교통(UAM)이 전시장 한복판에 들어설 만큼 기술의 퍼포먼스도 향상됐습니다. 다만 '넥스트'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는 평이 여러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벌써부터 내년 MWC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8번째 MWC 행사 준비를 했다는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에는 로봇과 자동차, AR, VR 등 새로운 것들이 눈에 띄었지만, 올해는 서로 비슷해지고 있다"며 "6G 상용화 전까지 새로운 기술의 변화가 나오기 마뜩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또 등장한 로봇커피…새로운 로봇 없나요?
KT는 2019년 5G 상용화를 앞두고 MWC에서 로봇카페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음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팔이 움직여 커피를 타주는 방식입니다. 당시 하루에 1000잔 이상이 제공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올해도 로봇 커피는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미국 VMWare에서 로봇 팔이 에스프레소 기계를 이용해 커피를 내렸고,
SK텔레콤(017670) 부스에도 커피로봇이 자리했습니다.
MWC2023 전시장을 누비던 유니트리의 사족보행 개 로봇. (사진=뉴스토마토)
사족보행 개 로봇도 전시장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중국 샤오미 부스의 사이버도그를 비롯해 중국 유니트리의 사족보행 개 로봇도 전시장 곳곳을 누볐습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볼거리를 제공하던 모습이 올해도 재연됐습니다.
AR글래스 가벼워 졌는데 스마트폰 대체는 아직이네요?
올해도 다양한 기업들이 가상현실(VR) 서비스를 비롯해 증강현실(AR)글래스를 전시했습니다. 샤오미는 안경처럼 부담없이 쓰고 다닐 수 있는 무게의 AR글래스 디스커버리 에디션을 선보였고, 오포도 AR기기 에어글래스를 내놨습니다. 퀄컴도 스냅드래곤 XR2 플랫폼이 장착된 협력사들의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예전보다 정교해지고, 가벼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손의 스마트폰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일상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 메타버스에 이용할 수 있는 확장현실(XR) 기기가 언제 나오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기기의 세대변화가 늦돼 연관산업의 활성화가 더딘 상황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주요 외신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AR글래스를 2027년께 출시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엔터테인먼트 수준의 AR기기에서 기술이 정체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 ZTE의 브랜드 누비아의 AR글래스. (사진=뉴스토마토)
6G 이르면 2028년 상용화…그때까지 5G 기술이 도배되나요?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5G 인구가 10억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5G로 이동을 하면서 5G 이후인 6G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맞춰 6G가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올해 MWC에서 6G 모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습니다. 6G가 순간적으로 다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통신의 특성을 가정하고, 센싱결합통신으로 6G 기술 특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수준에서 그쳤습니다. 다만 올해부터 6G 연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내년에는 조금 더 다양한 기술 모델이나 비즈니스모델(BM)이 나올 수도 있어 보입니다.
바르셀로나=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