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위반' 첫 재판 출석…사법리스크 본격화

이재명 측 "어떤 사람 아는지는 경험 내용·횟수로만 증명 안 돼"
재판 결과 따라 더불어민주당도 '무일푼' 전락 가능성

입력 : 2023-03-03 오후 5:03:40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특히 성남시장 재직 시절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몇 차례 만났더라도 그를 '알지 못했다'는 표현은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 관련 첫 공판에서 "어떤 사람을 아는지 여부는 경험한 내용과 횟수로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사람을 안다'는 기준은 상대적이고 평가적인 요소가 있다"며 "한 번만 봤어도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번을 만났어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안다는 말은 사적인 친분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인은 또 "성남시 공무원은 약 2500명이고 산하기관 임직원까지 합치면 4000명에 달한다"며 "김문기 씨와 같은 직급인 팀장만 600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 대표와 김 처장이 함께 다녀온 출장에 관해서는 "피고인이 성남시장 재임 중 해외 출장을 16회 갔고 이 사건 때는 11명 정도 함께 갔다고 하는데 어느 한 출장, 어느 한 직원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사건으로는 이날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직접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재판장이 이 대표에게 "피고인 하실 얘기는 없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재명·민주당 사법리스크 '본격화'…향후 기소 가능성도
 
앞서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성남시장 당시 함께 일한 김 처장을 알았냐는 질문에 재직 당시 몰랐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해외 출장에 함께 나갔던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고, 검찰은 이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재판을 시작으로 이 대표와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모양샙니다. 이 대표는 격주마다 해당 재판에 참석해야 하고, 대장동 개발과 쌍방울 그룹 관련 의혹 등 검찰 단계에서 진행 중인 사안과 관련해 향후 기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휴정 후 재개된 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 결과 따라 더불어민주당 '무일푼' 가능성 배제 못해
 
해당 판결 결과는 이 대표가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와도 직접 연결됩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당해 선거'에서 저지른 죄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그 당선이 무효가 되고 5~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됩니다.
 
더불어민주당도 타격이 큽니다. 공직선거법 제 265조 2항은 '당선무효된 자 등의 비용반환'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에 따르면 대선후보가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벌금 100만원 이상)을 확정받으면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후보 추천 정당이 다시 돌려줘야 합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 및 반환받은 비용은 434억원 가량입니다. 이 대표가 대선 때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선관위로부터 받은 이 금액을 전부 되돌려줘야 합니다. 
 
300억원대로 추정되는 민주당 여의도 당사를 팔아도 채우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분기마다 정당에게 지급되는 선관위 보조금이나 2024년 총선시 주어지는 선거지원금을 차압당해 무일푼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휴정 시간을 맞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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