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식 파이낸셜스토리…SK, 쏠쏠한 M&A 투자성과

투자형 지주 SK, 기업집단 중 가장 활발한 M&A 투자
미국투자법인 신규 출자…CCUS 기업 8리버스 경영권 확보
작년 투자금 일부 회수…보유현금 2배가량 증가

입력 : 2023-03-07 오후 2:15:00
대통령 특사로 포르투갈을 방문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리스본 총리공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최태원 회장이 파이낸셜스토리를 강조하는 경영 기조 아래 투자형 지주회사 SK가 지난해 쏠쏠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자산 일부를 매각해 2조원 넘게 투자금을 회수했고 잇따른 인수합병(M&A) 결과, 영업권이 7조원대까지 성장했습니다.
 
SK는 7일에도 미국 투자법인에 1172억원을 추가 출자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 2월22일 신규 설립한 100% 지분 자회사(Tillandsia)의 유상증자를 통해 900주를 취득할 예정입니다. 해당 출자는 미국 소재기업 8리버스 신주 인수 및 클린테크 기업 투자 목적입니다. SK는 Tillandsia 증자 외에도 1월27일 신규설립한 Areca와 Chamaedorea 신주 1000주를 각각 유상증자 방식으로 취득해 100% 자회사로 보유할 예정입니다. 증자 후 3사는 8리버스 지분 인수를 진행합니다. 3사는 총 투자금으로 3억달러를 책정했습니다.
 
최태원 장담한 미국 ESG 투자 이어가
 
이번 추가출자는 SK에 흡수합병된 SK머티리얼즈가 8리버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입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3월 8리버스에 1억달러를 투자해 이미 12% 지분을 확보해뒀습니다. 오는 7월까지 총 3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8리버스는 탄소포집기술(CCUS)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클린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화상면담)하고 미국 의회를 방문해 탄소저감 투자에 기여할 것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현지 ESG 투자 약속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선점하는 게 최 회장이 강조하는 파이낸셜스토리의 일환입니다. 이번 8리버스 M&A 역시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투자 의지가 강한 최태원 회장의 성향대로 SK는 최근 수년간 국내 대기업집단 중 가장 활발하게 M&A를 진행해왔습니다. 올 1월까지 3개월 내 신규 편입 회사가 가장 많은 집단도 SK(8개)였습니다. SK는 해당 기간 수소 및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신사업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작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롯데와 50%씩 출자해 수요 유통판매법인인 롯데에스케이에너루트를 신설하고 연료전지 발전업체 울산에너루트1호 등 2개사를 그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SK는 작년 투자금 일부를 회수해 현금화한 성과가 부각됩니다. 현금흐름상 재작년 금융상품에 1조5978억원을 투자해 작년 2조4319억원을 회수했습니다. 또 유형자산을 처분해 획득한 금액도 늘었습니다. 재작년 처분금액은 3502억원이었는데 작년엔 1조3579억원이나 됩니다. SK는 유형자산 신규 취득에 작년에도 13조9969억원이나 썼습니다. 그 전년 8조7371억원 취득금액에 이어 투자를 늘려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기차입금이 9조원가량 증가하는 등 재무부담도 커졌으나 투자금 회수에다 영업실적도 좋아 보유현금은 풍족해졌습니다. SK의 현금성자산은 작년초 12조3175억원에서 연말 21조3938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SK 영업권 5조원대서 7조원대 껑충
 
잇따른 M&A 성과로 영업권이 커진 것도 눈길을 끕니다. SK의 영업권은 작년초 5조6185억원이었는데 연말 7조4755억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재작년 초에는 4조4547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입니다. 영업권 증가 배경 중 M&A사업결합 건으로 인한 증가분이 단연 컸습니다. 지난해 사업결합으로 인한 영업권 증가분이 1조7311억원이었습니다. 전년에도 같은 계정과목에서 1조285억원 증가한 바 있는데 그보다 더 큰 성장폭을 보였습니다.
 
SK의 지난해 주요 M&A 투자 내역을 보면, 고성장이 기대되는 SiC전력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작년 5월 중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을 추가 취득했습니다. 이로써 지분율이 74.89%가 됨에 따라 지배력을 얻었습니다. 이어 7월과 8월 중 추가 취득해 작년말 지분율은 98.59%가 됐습니다.
 
종속기업인 SKC는 기초화학원료사업 강화를 위해 에스케이피유코어 지분 중 50%에 대한 실질 지배력을 획득해 연결범위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공동기업이었던 해당법인은 종속기업이 돼 SK 연결실적에 반영됩니다. SKC는 컴퓨팅용 G-lass 기판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2월31일 Absolics 지분도 80.58% 인수했습니다.
 
또 SK 종속기업인 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해 3월23일 에버차지 지분 100%를 취득했습니다. 에버차지는 미국 전기차 충전사업 기업으로 현지 관련 신사업에 진출한 투자의미가 있습니다.
 
종속기업인 SK에코플랜트는 전자전기폐기물 재활용 사업 진출을 위해 에코프런티어(싱가포르)를 설립하고 작년 4월30일 관련 글로벌사업을 영위하는 테스 지분 100%를 취득, 이하 종속기업 53개사까지 확보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이어 6월30일 폐기물 처리업체 제이에이그린 지분도 100% 확보해 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습니다. 작년 8월31일에는 SK오션플랜트 지분 31.52%를 인수해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이밖에도 종속기업인 티맵모빌리티가 서울공항리무진의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위해 ESG 투자를 수년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상대국 의사결정권자나 투자 파트너로부터 신뢰를 얻음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하는 게 SK가 잘 하는 파이낸셜스토리”라고 전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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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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