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정동진 기자] 서울시가 도시경쟁력을 높일 랜드마크로 서울링 조성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마포 주민들의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는 과제에 맞닥뜨렸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관람차 부지로 어렵게 상암 하늘공원을 낙점했지만, 당장 인근 소각장 건립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서울시, 서울링 부지로 하늘공원 낙점 발표
서울시는 지난 8일과 9일 서울링 조성계획과 그레이트 서울 프로젝트를 연달아 발표했습니다. 서울링은 그레이트 서울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입니다.
서울형 대관람차인 서울링은 폭 180m로 아인 두바이(폭 257m)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나 살이 없는(Spokeless) 고리형 디자인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연간 약 350만명 이상의 관광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며, 40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만들어집니다.
투입예산도 크고 상징성이 큰 사업이다보니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링의 부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서울링 조감도 (사진 = 서울시)
여의도공원, 잠실, 수도자재센터 등이 후보로 올랐으나, 최종후보는 노들섬과 하늘공원 둘로 좁혀졌습니다.
서울시는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노들섬을 제치고 조망과 상징성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하늘공원을 서울링 부지로 낙점했습니다.
서울시는 대관람차 하부공간에 과거 쓰레기 매립지라는 난지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체험 전시관을 만들고 상부에는 증강·가상현실(AR·VR) 등과 결합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서울시의원·마포구주민 "서울시의 서울링 조성 계획은 기만책"
김기덕, 정진술 서울시의회 시의원과 마포구주민들은 10일 오후 1시 서울시의회 기자회견장에서 ‘그레이트 주민 기만 프로젝트 당장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을 내고 마포구 쓰레기소각장 추가 건립 계획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습니다.
김기덕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의 마포구 광역쓰레기소각장 건립계획은 지역형평성을 위배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독단행정”이라고 말하며 서울링 조성 계획에 대해서는 “소각장 추가 건립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지역주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기만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성명문 발표하는 김기덕 시의원 (사진 = 정동진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포구 주민 박미나(48)씨는 서울시가 마포구 소각장 추가 설치 공청회 다음날 서울링을 제시한 것에 대해 “(서울링은) 아주 예전에도 계획이 있었으나 지반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난 것이었다. 실효성도 없는 것을 툭 던진 것이다. 기만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서울시가 이렇게 치졸하고 유치할 수 있나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은경 마포구소각장 백지화투쟁본부 위원장은 “서울링을 받고 소각장을 넣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서울시는 (서울링 조성과 소각장 건립계획이) 개별적인 사안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개별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하겠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마포구 주민들은 서울시에 △자원회수시설 명소화를 내세운 ‘서울링’ 사업의 즉각 중단 △광역쓰레기소각장 부지 선정 관련 졸속 밀실 결정 공식 사과 △ 입지선정 관련 특정지역 사전소통, 선정결과 사전유출, 관제동원 동원 주민설명회에 대한 수사 등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시 “소각장 관련 없어” 난지도 상징성 강조
상대적으로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고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하늘공원이 노들섬을 꺽으면서 서울링을 신규 소각장 건립과 연관짓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하늘공원 인근에 추진되는 마포 소각장 건립에 대한 마포지역 주민 반발이 서울링 부지 선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느냐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실제 서울링 부지 선정과정에 소각장 신규 건립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히려 하늘공원이 입지적으로 하늘공원은 서울의 관문이자 남북통일시대 새로운 관문으로서의 상징성을 지니고, 쓰레기 매립지라는 과거와 서울이 지향하는 미래와 환경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지라는 설명입니다. 노들섬은 이미 노들 예술섬 조성사업이 추진돼 사업효과가 겹친다는 점이 고려됐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링은 자원회수시설과는 관련이 없고 자원회수시설과 별개의 사업으로 이전부터 준비한 사업”이라며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서울의 관문 같은 상징성을 반영했으며, 드론으로 테스트했을 때도 한강이 한 눈에 보여 풍경이 더 뛰어났다”고 말했습니다.
마포구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입지 후보지 항공사진 (사진 = 서울시)
박용준·정동진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