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을버스 추경 176억 지원…적자 해결 '의문'

서울시 3조408억 추경…마을버스에 176억 추가 지원
마을버스업계 "139개 업체 도산 위기…강력한 지원 필요해"
서울시 "8월 마을버스 요금 300원 인상 예정"

입력 : 2023-05-30 오후 4:38:04
 
 
[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서울시가 마을버스업계의 경영난을 개선하기 위해 176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것을 예고했으나 마을버스업계는 요금 인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맞섰습니다. 
 
서울시는 30일 올해 처음으로 3조408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4800억은 대중교통 관련 예산으로, 시내버스(4498억), 마을버스(176억), 지하철 9호선과 경전철 우이신설선 등에 투입됩니다. 176억원이 투입되는 마을버스 재정지원 정책으로는 △ 1일 1대당 지원 한도액 상향(23만원) △ 지원 대상 확대(2011년~2020년 신규˙증차 업체 포함) △ 월 산정액 100% 지원(추가 15% 시구 5:5 분담)등이 제시됐습니다. 
 
마을버스업계 "요금인상 등 강력한 지원정책만이 해결책"
 
마을버스업계는 서울시의 이번 조치가 적자상황을 잠시 버티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양천구에서 신목교통을 운영하는 김진억 대표는 시가 운행원가를 현실화하고 마을버스요금을 인상하는 등의 강력한 지원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서울시 139개의 마을버스 업체가 대부분 도산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 대표는 "회사를 운영한 23년 중 20년 동안 빚이 없다가, 지난 3년 동안 쌓인 부채가 11억" 이라며 "지금 각 회사의 부채가 10억이 넘고 139개 업체의 부채가 17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제는 대출을 더 받을 수도 없어 이번에 (요금) 인상을 안 해 주면 더 버티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대림역 인근 정차중인 마을버스에 요금 인상 요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 정동진 기자)

마을버스운송조합 "올해 예산 오히려 감소…요금 인상 지켜보겠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 또한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 서울시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마을버스 지원 예산은 495억이었으나 올해지원예산은 30일 발표된 추경액을 포함하더라도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이번 재정지원 정책 중 월 산정액 15%를 시구가 5:5로 분담하는 방안도 신규 조례 제정 없이는 시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합 관계자는 "월 산정액 15%를 분담하려면 조례가 있어야 하는데, 조례 없이 지원할 시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구가 실질적으로 없을 것" 이라고 지적하며 "서울시가 요금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물가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면 요금이 오를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8월에 마을버스 요금 300원 인상…최선 다하고 있어"
 
이에 서울시는 교통정책과에서 오는 8월 마을버스 요금을 300원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마을버스 회사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운송원가 현실화 문제를 하반기 용역 시행시에 재검토할 예정일 뿐 아니라, 자치구와 협의를 통해 조례를 제정하고 있는 등 시는 마을버스 운영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특별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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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