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야당과 한국노총이 정부가 추진 중인 주 최대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정의당·한국노총은 1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주 69시간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이 노동자를 장시간 압축노동으로 내몰고 과로사를 조장한다며 이를 완전히 폐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주 69시간은 시대 흐름 역행하는 것…기절 시간표이자 비혼 장려 정책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 추진에 대해 “주 69시간은 너무 긴 노동시간이다. 9시 출근해서 밤 11시까지 일해야 겨우 주말을 쉴 수 있다”며 “(이번 개편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 69시간 개편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정동진 기자)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 개편안이 청년들의 삶을 꺾어버리는 악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청년들이 주 69시간 노동시간제는 기절 시간표이자 핵심적인 비혼 장려 정책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다”며 “(윤석열정부가 노동정책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하는) MZ노조도 주 69시간 근로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법에 보장된 연차휴가도 못 써…한 달 살기 허무맹랑한 소리
이기중 정의당 부대표는 정부가 ‘주 69시간씩 몰아서 일하는 대신 안 바쁠 땐 장기휴가를 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이번 노동시간 개편안의 취지를 설명한 것에 대해 “실제로 법에 보장된 연차 휴가도 다 쓰지 못하는데 몰아서 일한다고 바로 몰아서 쉴 수 있겠느냐”며 “제주에서 한 달 살기 같은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MZ노조 소속 한영수 경기도 일자리집단 노조위원장은 MZ노조를 이용한 노동계 갈라치기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합리성을 대변한다는 MZ노조를 교묘하게 활용해 노동계 세대 간 갈등을 유도하고 국민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며 “MZ세대라고 하는 청년의 이미지가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 같다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부, 원점 재검토 가능성 일축…주 60시간 제안으로 한 발 물러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전반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향후 개편안 보완 시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하면서도 개편안을 폐기하거나 원점 재검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실은 16일 오전 “윤석열대통령이 연장 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보다 세심하게 귀기울이면서 보완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 69시간 개편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연합뉴스)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