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마포구 상암동에 추진중인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주민들이 원할 경우 일부 지상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마포구 주민들은 소각장 건설계획 전면 백지화만을 요구한다고 맞섰습니다.
오세훈 시장 "마포구 신규 소각장 일부 지상화 검토"…마포구 주민 "지하든 지상이든 백지화해야"
오세훈 시장은 지난 2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소각장인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뒤 마포구 신규 소각장 또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소통을 통해 주민들이 현재 원하는 100% 지하화가 아닌 일부 지상화 대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마포구 주민들은 "(소각장이) 지하든 지상으로 올라오든간에 한 곳에 너무 과하게 소각장을 짓는 것이 문제"라며 소각장 건설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소각장 부지를 선정했습니다. 시는 2026년까지 하루 처리량 1000톤 규모의 시설을 새로 짓고, 2035년까지 기존 소각장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마포구 주민들은 이미 750톤 규모의 소각장이 있는 상황에서 1000톤 규모의 신규 소각장을 짓겠다고 하는 것은 마포구민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마포구청 앞 소각장 반대 천막 (사진 = 정동진 기자)
마포구 주민들은 서울시의 소통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자택 앞에서 시위중이던 마포구 주민들과 만나 "아직 신규 소각장 부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신규 소각장이 마포구에 건설된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자 마포구 주민들이 서울시와 재차 대화를 시도했으나 "(소각장 건립계획) 백지화를 얘기하면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다"는 답변만을 전달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성은경 마포소각장 추가백지화 투쟁본부 위원장은 "(대화를 계속 거부하다가) 이제 와서 지하화 지상화를 가지고 저희 주민들하고 무슨 소통을 하겠다는 건지 (오 시장의 발언을 보고)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은하 "지하화는 서울시 입장이지 주민 입장 아냐"…김기덕 "소각장 원천 백지화 이외에 고려하지 않아"
최은하 마포구의회 소각장 반대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소각장 지하화 또한 오 시장의 말과 달리 주민들이 원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은하 위원장은 "(소각장) 지하화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일 뿐, 마포구 주민들은 (소각장이) 들어오는 것 자체를 반대했지 단 한번도 지하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마게르 바케'는 오랜 시간동안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조성된 곳일 뿐 아니라 주변국가에 (돈을 받고) 쓰레기를 소각해주는 시설이기때문에 마포구에 들어오려는 추가 소각장과는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은 "주민들 입장은 (소각장이)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에 (계획을) 보완하거나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전혀 염두해 두고 있지 않다"며 신규 소각장 건설 원천 백지화 이외에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마포구는 신규 소각장 건립 대안으로 소각 쓰레기 감량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지난 2월 6일 주민 간담회를 통해 마포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27일 기자 설명회를 열어 신규 소각장 관련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포구청 앞 신규 소각장 반대 천막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