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일본의 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취하했습니다.
하지만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먼저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17시 일본의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기한 WTO 제소를 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 제외를 원상 회복하기 위한 절차에도 착수합니다.
이에 따라 현재 수출지역 구분에서 현재 '가의2 지역'에 있는 일본을 전략물자 수출우대 지역(화이트리스트)인 '가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이날부터 오는 4월 12일까지 행정예고합니다.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복귀하면서 일본은 전략물자 수출 시 심사기간은 15일에서 5일로, 신청서류는 3~5종에서 1~3종 제출로 변경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17시 일본의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기한 WTO 제소를 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표는 수출지역 구분 변경.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이에 따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국가는 일본을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9개국이 됐습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또한 일본 화이트리스트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등을 통해 긴밀히 논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피고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리자 2019년 7월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했고 화이트리스트에서도 한국을 제외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3개 품목 수출규제를 WTO에 제소하는 한편, 마찬가지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습니다.
화이트리스트 복원에 대해 우리 측 정부는 양국이 합의한 사안이라 누가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나 일본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 보도를 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원과 관련해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 측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용 상황의 실효성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다"며 "일본으로선 결론이 있는 것이 아니며 책임 있는 판단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야당 또한 이번 조치를 두고 '굴종외교'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과의 굴종외교, 양보만 한다는 여론이 있다"며 "일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한국의 수출관리제도와 운용상의 실효성을 (먼저) 확실히 확인하고 싶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화이트리스트를 복원할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양국이 조속한 원상회복에 합의해 합의사항은 변함이 없다"며 "화이트리스트는 우리와 일본에서 한 수출규제이기 때문에 수입규제와 달라 자국수출 기업에 부담이 된다. 양국에서 푸는 게 양국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17시 일본의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기한 WTO 제소를 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이창양 산업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